인도양 국가에 거점 항만 건설 추진 시진핑, 스리랑카 방문 협력 논의
日은 美·호주·인도와 협력 中 견제, 인도는 中日 사이에서 몸값 올리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스리랑카 방문 시 함반토타 항구에 대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양 국가들과 손을 잡으려는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과 일본의 ‘다이아몬드 구상’이 인도양 한복판에서 충돌하고 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함반토타 항구 개발 등에 참여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인도양 국가에 대규모 거점항만 건설을 지원해 이를 서로 연결하는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을 추진해왔다. 함반토타 항구는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에서 방글라데시 치타공 항구로 이어지는 이 전략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충지로, 원유를 비롯한 수많은 자원이 중국으로 수입될 때 지나가는 해상 교통로이기도 하다. 함반토타 항구 사업에서 중국 차관의 비중은 이미 85%를 차지하고 있다.
시 주석의 스리랑카 방문은 11~19일 타지키스탄, 몰디브, 스리랑카, 인도 순방 일정의 일부분이다. 특히 인도양 한 가운데 자리한 몰디브를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며, 스리랑카도 28년만의 방문이다. 시 주석이 인도를 방문할 땐 수도 뉴델리 뿐 아니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까지 찾을 예정이다. 중국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진주 목걸이 전략과 함께 시 주석이 지난해 주창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축 차원에서 이들 나라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순방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행보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을 찾은 모디 총리와 만나 일본 해상자위대와 인도 해군의 해상 공동 훈련을 정례화하고 방위 장비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에는 스리랑카로 가, 해상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정부간 협의체를 신설키로 했다. 이는 일본의 ‘다이아몬드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본 호주의 3국 안보 협력을 인도까지 4국(다이아몬드형) 협력체제로 확장,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계획이다.
중국의 진주 목걸이와 일본의 다이아몬드 사이에서 인도는 몸값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말 일본으로 가 아베 총리를 만난 모디 인도 총리는 다음주엔 안방에서 시 주석을 접견한 뒤 이 달말엔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틀 연속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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