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조사, 직장인 6.4%가 근무 중 '심한 소음'에 노출
평소 수면시간이 부족한 근로자가 소음이 심한 직장에서 일하면 자살생각이 최대 3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노재훈(보건대학원장)·윤진하(산업보건센터)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평균나이 40대 중반의 직장인 1만20명(남 5천410명, 여 4천61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근로자가 직장에서 심한 소음에 노출될 경우 우울감과 자살생각이 남자에서 3.0배, 여자에서 2.1배씩 각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직장에서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 일상적인 목소리(80㏈)보다 높여서 말해야 하는 경우를 '심한 소음'으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라 심한 소음에 노출된 직장인은 6.4%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의 7.9%(429명), 여성의 4.6%(213명)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소음은 수면시간과 상관없이 우울감과 자살생각을 높이는 독립변수로 확인됐다.
심한 소음에 노출된 직장인들은 소음에 노출되지 않은 직장인들에 비해 우울감과 자살생각이 남녀 모두 약 1.5배 이상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음에 노출된 남성 그룹에서 우울감과 자살생각이 각각 1.6배, 1.8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도 우울감이 1.5배, 자살생각이 1.4배가량 더 많았다.
윤진하 교수는 "직장에서 심한 소음에 노출돼 있을 때는 몸이 긴장해 있다가 퇴근 후에는 긴장이 풀리고, 허탈해지는 상태가 장기간 반복되다 보면 우울감에 빠지거나 자살생각이 들 수 있다"면서 "일부는 수면의 질이 떨어져 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우울감과 자살생각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재훈 교수는 "소음은 청력기관에 대한 영향을 넘어 불쾌감과 긴장감을 유발하고 두통, 수면 장애, 심박수 상승 및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면서 "본인 스스로 귀마개 등을 이용해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직장 내 소음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최근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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