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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외교사령탑 독일서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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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외교사령탑 독일서 만나나

입력
2014.09.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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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외무상 "8일부터 방문" 강석주 당 비서 체류기간과 겹쳐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가 다음주초 독일을 방문하는 시기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도 독일을 찾는다. 북일이 일본인 납치문제 조사결과 발표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북을 놓고 물밑 접촉을 벌이는 상황에서 양측의 외교 관계 최고위급 인사가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독일을 방문해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5일 “기시다 외무상이 8일부터 10일까지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중심국가인 독일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6일부터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서는 강석주 비서는 중국을 경유해 첫 방문국인 독일에 들렀다가 9일 벨기에로 이동한 뒤 11일 스위스, 13일 이탈리아로 건너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인사가 8, 9일 독일에 함께 머무르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외무상과 강 비서의 회동 계획을 부인하고 있으나, 북한이 최근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전방위적 외교전에 나선 상황이어서 양측간 접촉 가능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독일에서 강 비서와 기시다 외무상의 체류기간이 겹친다면 무언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강 비서가 이례적으로 유럽 순방에 나서는 배경을 두고서 진작부터 북일 비밀 접촉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강 비서가 스위스를 방문하는 기간에는 후루야 게이지 일본인납치문제담당상도 스위스를 방문하는 일정이 겹쳐 있다.

북일 양국간 최대 현안은 일본인 납치자 조사와 이와 맞물린 아베 총리의 방북 문제다. 북한이 조만간 발표할 납치자 재조사 보고서에 일본 측이 납득할 만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아베 정부가 추진 중인 북일 교섭 여론이 악화할 수 있지만, 북한이 진전된 내용을 내놓으면 아베 총리의 방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방북하면 선물을 갖고 돌아올 것”이라며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기시다 외무상에게 전화를 걸어 “아베 총리가 방북하면 한미일 연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직접 경고 할 정도로 제동을 걸고 있다. 북일 관계 개선은 동북아 외교 지형에 복잡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일단 기시다 외무상의 독일 방문은 국제 사회의 대 러시아 제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러시아 측과 북방영토 반환문제와 해저가스관 연결 등의 현안을 논의 중인 일본은 올 가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추진하고 있어 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하기 곤란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한창만 특파원 cmhan@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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