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시즌 최하위를 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느낄 새가 없어요.”
현역 시절 ‘사마귀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영만(42) 프로농구 원주 동부 신임 감독이 독기를 품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코치로서 팀의 6강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을 맛 봤던 만큼 체질 개선을 위해 팔을 직접 걷어 부쳤다.
일본 도쿄에서 전지훈련중인 김 감독은 5일 “다른 팀들보다 지난 시즌을 일찍 마쳐 4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다”며 “선수들에게 휴식 시간을 줄 수도 있었지만 우리 팀의 위치를 먼저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추석 연휴도 잊었다. 7일 오전 한 차례 휴식을 제외하고는 연휴 내내 연습 경기와 훈련 일정을 잡았다. 그는 “실전을 통해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간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술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동부는 현재 팀의 기둥 김주성(35ㆍ205㎝) 없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 김주성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난 뒤 합류한다. 김 감독은 “(김)주성이는 말이 필요 없는 베테랑”이라며 “금방 팀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주성의 부재로 무게 중심은 최우수선수(MVP) 출신 윤호영(30ㆍ197㎝)에게 쏠린다. 3번(스몰포워드)과 4번(파워포워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윤호영은 빅맨 한정원(30ㆍ200㎝) 또는 김봉수(30ㆍ200㎝)와 함께 뛸 때 3번으로 뛰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4번 역할을 맡는다.
김 감독은 “윤호영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면서 “외곽에서 움직임을 가져갔으면 좋겠는데 중앙대 시절부터 오랜 시간 4번으로 뛴 탓에 자꾸 안으로 몰고 들어간다. 그래서 슛 기회가 생기면 곧바로 던지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주성,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32ㆍ204㎝)과 ‘트리플 타워’를 구축할 때 활동 반경이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회 우승에 빛나는 팀의 재건을 위한 과제로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 같은 강 팀들은 어떤 선수가 들어가더라도 꼭 제 몫을 해준다”며 “장기 레이스를 펼치려면 두꺼운 선수 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동부는 비시즌 동안 백업 요원을 보강했다. 슈터 이광재(30)를 부산 KT로 보내면서 가드 김현중(33), 포워드 김종범(24)을 영입했다. 또 자유계약선수(FA)로 한정원을 데려왔다. 김 감독은 “포인트가드 자원이 늘어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김종범은 2번(슈팅가드)과 3번을 맡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2년차 두경민이 강약 조절을 잘하면 2번 자리에서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고야=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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