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의원들에 청탁하고 현금 챙겨… '철피아' 조현룡 의원과 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로부터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49) 의원을 5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청와대와 동료 의원들에게 SAC의 교명 변경을 위한 법안 통과를 부탁하는 등 ‘로비 창구’의 역할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3년 8월 SAC 김민성(55) 이사장의 사무실에서 현금 1,000만원을 받는 등 지난 5월까지 6차례에 걸쳐 김 이사장으로부터 상품권 포함 5,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그 대가로 지난해 4월 교명에서 ‘직업’을 빼고 ‘실용’이라는 말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을 개정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2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이사장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받으면서 김 이사장이 ‘교육부의 반대로 법안 개정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모창민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교육부 반대 의견을 재검토해달라”는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월 19일 국방위원회 소속임에도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 의원실이 주최한 ‘직업전문학교 명칭개선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법률 개정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신 의원을 김 이사장에게 소개시켜 준 사람도 김 의원이었다. 신 의원 역시 김 의원과 같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4월 21일 법률 개정안이 환경노동위 법안 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자 이틀 뒤인 23일 SAC를 찾아가 축하하면서 1,000만원의 현금을 받아 챙겼다. 4월 28일에는 김 이사장과 함께 조문을 다녀오는 길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같은 당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뒤인 5월 말 서울 강남의 특급호텔에서 김 이사장과 와인을 마신 뒤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압구정동 H아파트 앞 대로에서 내려 감사 표시로 김 이사장이 건넨 현금 1,0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학교 교수를 통해 김 의원의 중학생 딸의 진학상담과 음악이론 강습도 무료로 해 주는 등 친분 관계가 매우 두터웠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이날 철도부품 제작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새누리당 조현룡(69) 의원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조 의원은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사전제작형 콘크리트 궤도(PST) 제작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PST 실용화 관련 특혜를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두 의원을 재판에 넘기면서 “국회의원이 지위를 남용해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상 청렴 의무는 지키지 않으면서 불체포특권만 고수하고 있다”며 국회를 강하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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