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보다 헌신·열정 평가" 레알 마드리드서 외국인 선수상 4회
대표팀·명문 구단 맡은 경험은 없어… 독일 축구 전략·기술 등 전수 기대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국가대표 신임 사령탑에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끈다”고 발표했다.
슈틸리케 신임 감독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같은 날 고양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관전한다. 그는 10월 A매치부터 벤치를 지킨다. A매치 상대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홍명보 전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07년 7월 핌 베어벡(네덜란드) 감독 이후 7년 만에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외국인 사령탑이 됐다. 독일 출신으로 좁히면 1991년 1월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총감독을 맡은 이후 23년 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1977~85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면서 외국인 선수상을 네 번이나 받았고 독일 국가대표로도 1975년부터 10년간 A매치 42경기를 소화했다.
1988년 은퇴 이후 스위스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돼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후 스위스와 독일 등에서 클럽팀 감독을 맡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대표팀 수석 코치를 지냈고 2000~06년까지는 독일 유소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06~08년까지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지휘했으며 2008년부터 올해까지 카타르 클럽팀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을 지휘한 적이 없고 유럽 명문 구단의 사령탑을 지낸 적도 없다. 유럽 클럽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단기전에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989~91년까지 스위스 대표팀을 이끌었으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는 뇌샤텔 그라막스(스위스), 발트호프 만하임(독일 2부), 알메리아(스페인 2부) 등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를 선임하게 된)가장 중요한 부분은 열정과 헌신적인 부분이었다”면서 “그가 부인과 함께 한국에 와서 유소년은 물론 여자 축구까지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일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임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때까지 1년에 한 달 정도 주어지는 휴가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머물기로 했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험한 선수는 전북 수비수 김기희(25)가 유일하다. 그는 2012년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알사일리아(카타르)로 임대된 적이 있다. 김기희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한다. 부분 전술 운영 능력이 좋고 선수들 특징과 상대팀 전술에 따른 포지션 활용 능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을 만들어가는 스타일보다는 만들어진 팀을 하나로 융화시켜 효과를 극대화하는 능력이 높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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