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아동 신체접촉 성욕과 무관해도 추행"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목적과는 상관 없이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추행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김우수)는 자신이 운영하던 공부방에서 아동들을 성추행한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로 기소된 목사 김모(46)씨에게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월부터 서울 금천구의 한 공부방에서 운동기구에 누워 있는 A(10)양 위에 올라타거나 무릎에 앉혀 신체를 만지고 피아노를 치고 있는 B(10)양을 뒤에서 껴안는 등 수 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아동들의 장난을 받아주는 과정에서 미미한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을 A, B양이 과장해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부방 운영자이자 목사로서 피해자들을 돌봐야 할 지위에 있던 김씨가 오히려 신뢰관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강제 추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김씨가 피해자들이 거짓말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반성을 하지 않아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김씨가 다른 아동들도 함께 있는 상황에서 (신체접촉을) 한 것이어서 성욕을 자극ㆍ흥분ㆍ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추행의 고의를 부정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