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지역 건축자재·생필품 교역은 꾸준
지난달 2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신압록강대교 건설 현장. 애초 예정대로라면 9월 초 개통을 앞두고 관련 행사 준비로 북적여야 할 신압록강대교 주변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교량 본체 공사는 어느 정도 이뤄져 모양새는 갖췄지만 북한 측 접속도로 포장과 인프라 미비로 개통이 두 달 가까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대북 전문가는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중국이 최근 대북 지원을 꺼려 (신압록강대교 건설 관련) 북측 인프라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통 지연되는 신압록강대교… 北 인프라 구축도 미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신압록강대교는 2010년 착공에 들어가면서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주목 받았다. 중국이 건설비(약 3,700억원) 전액을 부담할 정도로 대북 투자에 적극성을 보인데다 기존의 압록강대교를 대체해 북 중간 물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신압록강대교에서 10㎞ 상류지점에 있는 압록강대교는 단선(單線)으로 운행되는데다 20톤 이상 화물차가 지나지 못하는 탓에 ‘북중 교역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1시간 동안 압록강대교를 통과한 차량은 10대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지원이 속도를 늦추면서 신압록강대교는 경색된 북중관계의 상징물이 되고 있었다. 신압록강대교가 북중 간 물류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선 북한 측과 신압록강대교가 연결되는 지점에 세관, 검역, 물류시설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대북 투자에 의욕을 보였던 중국이 관련 투자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대북 소식통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인프라 건설을 멈췄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00만달러(200억원)에 달하는 통관시설 건설 등에 참여할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춘 지역 교역은 이뤄지지만… 신두만강대교 건설도 주춤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국경을 맞댄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 훈춘시의 경우 북한과의 교역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었지만 양국 간 경협은 예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찾은 훈춘시 취안허(圈河)세관 앞에 차량 20여대가 북한의 나진 선봉(나선) 경제특구로 가기 위해 줄 지어 통관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일봉 훈춘시 발전개혁국 부국장은 “건축자재, 생필품이 북한으로 건너가고 북한의 수산물이 이곳으로 넘어온다”며 “취안허 세관은 훈춘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통하는 4개의 세관 중 유일하게 1년 365일 쉬지 않고 운영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역을 제외한 북중 경협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취안허와 두만강 건너 북한의 원정리를 잇는 신두만강대교 건설이 대표적이다. 북중 간 화물차 통행을 담당할 신두만강대교는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초 착공에 들어가야 했지만 중국 측의 심사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이종림 중국 연변대 경제관리학원 교수는 “북중 경협의 중추였던 장성택의 숙청으로 양국간 경협은 더욱 힘겨운 상태”라고 전했다.
단둥ㆍ훈춘=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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