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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두근두근…' 돌아온 '타짜'와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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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두근두근…' 돌아온 '타짜'와 한판

입력
2014.09.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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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의 조성목(오른쪽)은 선천성 조로증으로 열여섯의 나이에 팔순의 몸을 갖게 된 아름이를 연기하기 위해 매번 5시간이나 걸리는 특수분장을 해야만 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두근두근 내 인생’의 조성목(오른쪽)은 선천성 조로증으로 열여섯의 나이에 팔순의 몸을 갖게 된 아름이를 연기하기 위해 매번 5시간이나 걸리는 특수분장을 해야만 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초가을에 맞는 추석 극장가는 한여름 극장가만큼 열기가 뜨겁다. 한국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과 ‘타짜-신의 손’이 경쟁을 펼치고 있고, 할리우드영화 ‘루시’와 ‘닌자 터틀’ ‘인투 더 스톰’ 등이 맞붙었다. 명절답게 가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많고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대거 쏟아졌다. 예술영화계의 스타 감독들의 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

신세대 스타 최승현과 신세경은 ‘타짜-신의 손’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세대 스타 최승현과 신세경은 ‘타짜-신의 손’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영화 라이벌 대전

가슴 시린 눈물이냐, 짜릿한 스릴이냐. 올 추석 연휴 극장가 흥행 판도는 두 편의 라이벌 한국영화가 결정지을 듯하다. 영화 투자배급업계의 라이벌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각각 가족 드라마 ‘두근두근 내 인생’과 범죄 드라마 ‘타짜-신의 손’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두 편 모두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로 옮겼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이, ‘타짜-신의 손’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 ‘타짜’ 4부작 중 2부 ‘신의 손’이 각각 모태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울리는 영화다.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 16세의 나이에 80세의 몸을 갖게 된 아들(조성목)과 그를 돌보는 30대 초반의 부모(강동원 송혜교)를 그린다. 원작을 축약해 2시간 안에 담다 보니 종종 흐름이 끊기긴 하지만 극의 전개나 감정의 연결이 흐트러지는 정도는 아니다. 피할 수 없는 비극을 응시하면서도 낙천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점이 칭찬할 만하다. 누구 하나 도드라지는 명연을 펼치진 않지만 세 주연배우와 백일섭, 김갑수 등 조연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매우 뛰어나다.

‘타짜-신의 손’은 화려하고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영화다. 8년 전 추석연휴에 개봉해 큰 성공을 거둔 ‘타짜’가 주인공 고니(조승우)의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면, 속편 격인 이 영화는 고니의 조카 대길(최승현)이 타짜가 된 뒤 배신과 속임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부활하는 과정을 그린다. 화투 게임의 스릴과 서스펜스가 가면 갈수록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감각적인 편집과 촬영, 감칠맛 나는 유머와 액션이 서사의 단점을 보완한다. 곽도원의 악당 카리스마와 이하늬의 연기 변신, 유해진의 감초 유머, 최승현의 만화적 캐릭터가 볼 만하다.

‘루시’ 속 스칼릿 조핸슨과 최민식의 대결은 국내 관객이 가장 흥미를 가질 장면이다.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루시’ 속 스칼릿 조핸슨과 최민식의 대결은 국내 관객이 가장 흥미를 가질 장면이다.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액션의 모든 것

추석 극장가에서 액션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할리우드 영화가 답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재난 영화, 코믹 어드벤처 영화까지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명량’의 주인공 최민식이 할리우드 톱스타 스칼릿 조핸슨과 함께 찍은 ‘루시’다. ‘그랑 블루’ ‘레옹’의 뤽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몸 속에 투입된 약물 때문에 뇌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하면서 초능력을 얻게 된 여자의 복수극을 그린다. 뇌 기능 사용이 100%에 도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와 존재의 의미 등 다소 거창한 주제까지 건드린다. 자막 없이 한국어로 연기하는 최민식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이 흥미롭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닌자 터틀’은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만화책을 영화화한 것으로 1993년 ‘닌자거북이3’ 이후 20년 만에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이클 베이가 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액션 영웅들이 무법천지가 된 도시를 악당의 손아귀에서 구해낸다는 다소 뻔하고 진부한 내용을 활기찬 액션과 유머로 풀어낸다.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등급에 맞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다.

도시를 집어삼킬 듯 강력한 토네이도를 중심으로 가족애와 자연이 주는 공포감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인투 더 스톰’은 되도록 화면이 크고 음향이 좋은 상영관에서 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토네이도를 재현해낸 시각효과가 무척 뛰어나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흥겨운 음악을 한 편의 영화에서 찾는다면 ‘선샤인 온 리스’가 정답이다.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흥겨운 음악을 한 편의 영화에서 찾는다면 ‘선샤인 온 리스’가 정답이다.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추석은 사랑과 가무를 타고

‘스텝 업’ 시리즈의 5번째 영화이자 완결편인 ‘스텝 업: 올 인’은 제목 그대로 모든 걸 쏟아 넣겠다는 듯 오로지 춤으로 승부하는 영화다. 춤을 향한 청춘들의 열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이 영화는 춤이 곧 드라마고 드라마가 곧 춤이다. ‘스텝 업’ 시리즈의 팬이라면 춤 장면만으로도 만족하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는 관객은 실망하기 쉬운 영화다.

스웨덴 그룹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이 ‘맘마미아’라면, ‘선샤인 온 리스’는 스코틀랜드 그룹 프로클레이머스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청년부터 장년까지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는데 ‘맘마미아’ 같은 친숙하고 화사한 느낌은 없지만 음악 속에 드라마를 세심하게 녹여낸 연출이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가 할리우드에서 만든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10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다. 록스타가 된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작곡가와 자신이 설립한 음반회사에서 쫓겨난 음반제작자가 음악으로 의기투합해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는 내용을 그린다. 음악이 어떻게 드라마의 중심이 되어 영화를 이끌어가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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