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총리감 오부치 입각도 화제
야스쿠니 단골 참배 3인방은 퇴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단행한 제2기 내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가장 파격으로 꼽히는 인물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이다. 당초 40대 여성 기수로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전 저출산 담당장관 대신이 거론되던 간사장에 당총재를 지낸 중의원 11선의 백전노장인 다니가키 카드를 쓴 것은 안정적인 정국을 이끌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니가키 간사장은 야당시절 자민당 총재를 지낸 당내 다양한 파벌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어 내년 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만한 능력도 신뢰성을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다니가키 간사장은 자민당내에서 대아시아 근린국 외교를 중시하는 온건(비둘기파) 모임 고치카이(宏池會) 출신으로, 아베 정권이 가진 보수(매파) 색채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니가키 간사장은 중국과의 친분이 두터운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의 직속 파벌이어서 11월 중국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담서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도 기대된다.
당초 간사장 기용이 예상된 오부치 경제산업장관의 입각도 화제다. 2000년 총리 재임중 뇌경색으로 작고한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차녀로 부친을 대신해 26세의 나이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8년 34세에 저출산담당 장관에 기용, 최연소 장관이라는 기록을 보유하는 등 일찌감치 여성 총리감으로 지목됐다. 아베 총리가 강조한 여성 지도자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한편 아베 내각 각료중 야스쿠니(靖國) 신사 단골 참배자인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장관,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행정개혁 담당장관 등 3인방은 내각에서 물러났다. 반면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는 우익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이 총무장관으로 발탁되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인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이 납치문제담당장관으로 진입, 아베 내각의 보수우익 색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