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Play (재미있는 말)
영국의 한 중년 아빠는 십대 아들이 말끝마다 ‘Awesome!’을 남발하자 언짢았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Brilliant’나 ‘Marvelous’ 같은 전통적인 표현이 ‘멋지다, 대단하다’는 뜻으로 문제없이 잘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도 20~30년 전 쓰던 형용사 대신 최근 ‘Beautiful!’ ‘Swell’ 같은 형용사를 좀더 많이 쓰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수 억 개의 구어체 문장을 모아 big data로 집대성하는 영국의 최근 언어자료(Spoken Corpus 2014)에 따르면 흑인과 젊은 층이 곧잘 사용하는 ‘Cool!’은 성인이 되면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Awesome!’과 ‘Gorgeous!’ 같은 말이 새롭게 유행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들 어구는 모두 미국 영어 표현이다. 특히 awesome은 최근 영국 젊은이들도 자주 사용하게 되면서 그들 특유의 전통적인 ‘Marvelous!’는 급격히 줄고 있다.
미국인은 ‘Awesome’이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영국인은 ‘Brilliant’라고 말하는 것도 흥미롭다. ‘기발한 뛰어난 영리한’의 고전적 의미가 아니라 ‘멋진’의 뜻으로 훨씬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잘 쓰이던 영국의 ‘굿 바이’ 표현 Cheerio! 가 거의 쓰이지 않는다. Fabulous가 예전에는 ‘소설 같은, 동화 같은, 믿을 수 없는’의 뜻에서 지금은 ‘정말 멋진’의 의미로 쓰이는 것도 시대적 변화다.
미국 동북부 특히 Boston 위쪽 지역에서 쓰는 ‘The car is wicked slow’ ‘He is wicked cool’에서의 ‘wicked’는 사전적 의미 ‘사악한’과 거리가 멀다. ‘really, very’ 뜻으로 쓰였다. 영국에서 ‘Oh, how wizard!’라는 표현은 ‘How wonderful’의 뜻으로 쓰인다. 이들도 커다란 의미 변화라 할 수 있다.
단어 자체는 변하지 않는데 시대 따라 그 의미와 용례가 바뀌는 셈이다. Cool이라는 표현을 한국 젊은 층은 ‘멋진’의 뜻보다는 ‘뒤끝이 없는’의 뜻으로 쓴다. ‘cool하게 끝내자’와 같은 표현은 순전히 한국식 사용법이다. 문화에 따라 쓰임과 의미는 다를지라도 global 시대가 되면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어휘가 일정한 패턴으로 범용화되는 것도 특징이지만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도 주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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