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신윤호·최영필 눈부신 활약
일본선 50세 최고령 투수 탄생 눈앞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투수 야마모토 마사는 1965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지천명(知天命)이다. 주니치의 감독 겸 포수 다니시게(44)보다도 다섯 살이 많다. 다니시게 감독은 최근 야마모토의 불펜 투구를 직접 지켜본 뒤 1군 복귀 합격점을 매겼다. 5일부터 열리는 한신과 3연전에서 야마모토는 일본 역대 최고령 등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록은 1950년 한큐 브레이브스의 하마자키 신지가 세운 48세10개월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노장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30대 초반만 돼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의 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력만 뒷받침되면 후배들과 경쟁할 ‘동등한’ 권리가 주어진다.
40대 기수의 대표 주자는 이병규(41ㆍLG)다. 이병규는 마흔 살이 되던 지난해 최고령 타격왕(0.348)을 포함해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10연타석 안타 등 신기록을 쏟아 내며 LG를 11년 만에 가을 무대로 인도했다. 올 시즌엔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지만 지난달 12일 복귀 이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불혹의 투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6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SK 신윤호(39)다. 1975년생인 신윤호는 올해 꼭 마흔이다. 2000년대 초반 LG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신윤호는 2008년 SK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야구와 전혀 무관한 사업가로 변신했던 그는 야구에 대한 향수와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고교 코치로, 사회인 야구 지도자로 다시 야구공을 잡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현역 복귀를 선언했고, 테스트를 거쳐 SK에 재입단했다. 5년 공백을 극복한 신윤호는 “마운드에 오를 때 신인 때처럼 떨리더라”며 “부족하고 갈 길이 멀지만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KIA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최영필(40)은 내년에도 중용될 것이 유력하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제물포고 3학년인 아들 최종현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않아 한국 최초의 현역 부자(父子) 선수의 꿈은 미뤄야 했다. 조인성(39ㆍ한화)은 대전으로 터전을 옮겨 새로운 전성기를 열고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38ㆍ삼성)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령 30홈런에 1개만을 남겨뒀다. 전반기 78경기에서 19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후반기 29경기에서 10개의 아치를 그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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