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낙안읍성 민속마을 관람료와 시설 사용료 등을 대폭 인상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읍성 내 일부 주민들은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하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순천시는 최근 낙안읍성 관람료 및 시설 사용료 등을 인상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시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성인 기준 관람료 요금을 기존 2,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 인상하고 청소년과 군인은 1,500원에서 2,500원으로 67%, 어린이도 50%를 올리기로 했다.
놀이마당 등 시설 사용료는 1회 15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0% 인상하고, 영화 촬영 사용료는 1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시는 그러나 요금을 올리는 대신 주민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문화재보존관리비의 지원율을 기존 4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요금 현실화를 통해 읍성의 효율적인 운영과 시가 보유한 공유면적이 70%로 늘어 주민 지원액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해 개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방적인 입장료 인상과 주민에게 돌아가는 보존기금 인하 조치는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일부는 지난 2일 대전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해 낙안읍성 내 국가 중요민속자료 가옥을 문화재에서 해제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읍성 주민 정모(58)씨는 “순천시는 그동안 주민동의 없이 읍성 관람료 징수 조례를 수차례 바꿔왔다”며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주민에게 돌아오는 건 예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순천시가 지난해 낙안읍성에서 올린 수입은 관람료 10억원, 시설사용료 1억3,000만원 등 모두 11억3,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주민들에게 문화재보존관리비로 5억6,000만원이 지급됐으며 이외에도 초가지붕에 대한 화재보험과 자녀 장학금, 유선방송수신료 등이 지원됐다. 낙안읍성에는 현재 80여가구 28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낙안읍성 관계자는 “현재 관람료는 10년 전에 정한 것으로 다른 지역 문화재에 비해 낮은 편이다”며 “요금이 인상되면 문화재 보존과 주민 복지에 추가 지원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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