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창 대변신, 숨은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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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창 대변신, 숨은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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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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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왼쪽 메뉴 없애고 3단 화면을 2단으로 줄여

검색엔진 개발한 이준호 교수 1년 전 네이버와 돌연 결별

검색 본부장이 개편 작업 맡아.. "0.9초 이내 검색" 속도 빨라져

결과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스크롤 방식으로 바뀐 네이버 이미지 화면.

3단 화면에서 2단 화면으로 바뀌며 왼쪽 검색 도구가 사라진 네이버 검색 화면.

네이버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검색 서비스를 새로 바꿨다. ‘새로운 네이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면 구성이 많이 달라졌다.

왼쪽 검색 메뉴가 사라지면서 가로화면 기준 3단 구성은 2단으로 줄었고, 실시간 검색어를 보여주던 왼쪽 공간도 검색어와 연관있는 정보가 뜨도록 바뀌었다. 페이지를 넘기며 봐야 했던 이미지 검색결과도 구글처럼 아래로 화면을 내리면 계속 나열되는 식으로 간편하게 바뀌었다. 왜 달라졌을까. 여기에는 네이버의 고민이 숨어 있다.

이준호의 색깔을 빼라

국내에서 야후가 검색서비스를 주름잡던 1999년, 토종 검색을 주창하며 엠파스를 창업한 박석봉 사장은 당시 이준호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영입해 자연어 검색을 선보였다. 자연어 검색이란 마치 사람이 대화하듯 “오늘 서울 지역 날씨는”이라고 입력하면 여기 맞는 대답을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식이다.

야후의 단순 단어 입력과 확연하게 차이나는 이 검색을 눈여겨 본 사람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다. 이 의장은 이 교수가 홀로 독립해 서치솔루션을 설립하도록 창업 자금 일부를 지원했고, 이듬해인 2000년 서치솔루션과 합병해 본격적으로 검색 엔진을 개발했다.

이 박사는 오늘의 네이버가 성장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의 세계적 검색 엔진 전문가인 게오르그 셀튼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이 박사는 지금도 전세계 최고 검색전문가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 박사는 지난해 8월 돌연 검색에서 손을 떼고 예전 한게임이 이름을 바꿔 분사한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뜨거웠던 10여년을 그렇게 정리한 것이다. 이 박사의 새로운 도전이 두 사람의 결별 이유다.

그로부터 1년, 네이버는 ‘이준호 없는 검색서비스’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았다. 더불어 ‘이준호의 색깔 빼기’도 또 다른 과제가 됐다.

“이용자를 게으르게 하라”

네이버는 우선 이 박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없는 데이터 관리 전문가 이윤식 검색본부장에게 검색서비스 개편을 맡겼다. 검색본부는 ‘프로젝트 인(人)’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용자와 소통하며 지능적 결과를 내놓는 인터랙션, 인텔리전스 등을 의미한다.

이 본부장이 초점을 맞춘 것은 각종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찾아 화면에 표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즉 검색 시간의 단축이다. 여기에는 2011년부터 추진한 ‘빅브루’라는 데이터 추출 프로젝트가 적용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어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0.9초 이내 결과를 표시하도록 했다”며 “이용자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줘 조금 더 게으르게 만드는 것이 내부 검색 개편의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이번 네이버 개편으로 문자 검색이나 이미지 검색 시간이 빨라졌다고 평가한다. 정보통신(IT)업체 관계자는 “키워드에 따라 검색 결과가 체감할 만큼 빨라졌다”며 “화면이 2단으로 간단하게 바뀌면서 표시하는 시간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색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뀔까

문제는 친숙성이다. 지난 10여년 간 이준호식 네이버 검색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새로운 네이버에 얼마나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인지가 새로운 네이버 검색 성공의 관건이다.

당장 IT 전문가들 사이에 낯선 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은 왼쪽 메뉴다. IT업계 관계자는 “왼쪽에 있던 검색 도구들을 유용하게 활용했는데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변경을 통해 그 동안 대한민국 사람들의 익숙했던 정보 검색 습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수 많은 이용자가 있는 네이버 서비스라면 기업 혼자서 바꿔서는 안된다”며 “변경 전에 충분한 시험과 이용자 의견을 받는 기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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