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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日 A급전범 감싼 판사 언급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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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日 A급전범 감싼 판사 언급해 논란

입력
2014.09.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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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일 도쿄의 다도학교에서 아베 일본 총리와 말차를 마신 뒤 곁들여 나온 일본 전통 과자를 먹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일 도쿄의 다도학교에서 아베 일본 총리와 말차를 마신 뒤 곁들여 나온 일본 전통 과자를 먹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일 도쿄서 가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서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의 무죄를 주장한 인도 출신 라다비노드 팔(1868~1967년) 판사를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1일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서 팔 판사를 “일본인이 매우 존경하고 있다”며 “도쿄재판에서 한 역할을 누구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열린 일인 정상회담서도 팔 판사에 대한 일본 측의 높은 평가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1946년 영국, 미국 등 연합국은 일본의 침략전쟁을 단죄하기 위해 설치한 극동군사재판소에서 도쿄재판을 실시했으며, 당시 판사 12명은 도조 히데키 등 일본인 전범 25명을 유죄로 인정, 7명에게 사형, 16명 종신형, 나머지 2명은 각각 금고 7년, 20년을 선고했다. 반면 당시 재판관으로 참여한 팔 판사는 도쿄재판이 승전국인 연합군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실시된 재판이라는 이유로 A급 전범 전원의 무죄를 주장했다.

일본의 우익세력은 팔 판사의 견해를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논리적 근거로 이용하며 그를 “평화를 추구하는 간디주의자” “양심을 지킨 국제 법률 전문가”로 칭송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그를 기리는 비문도 있다.

팔 판사는 사망하기 1년전인 1966년 A급 전범용의로 복역했던 기시 노부스케 당시 총리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일본이 전쟁범죄를 일으켰다고 어린이들에게 뒤틀린 죄의식을 심어줘서는 안된다”며 일본을 재차 두둔했다. 아베 총리는 2007년 인도방문 당시 콜카타에 있는 팔 판사의 자택을 방문, “기개 높은 용기를 보인 팔 판사를 많은 일본인이 존경하고 있다”고 자손을 격려하기도 했다.

반면 팔 판사의 주장은 백인에 맞서 아시아가 단결해야 한다는 대동아공연권에 공감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일본과 손잡고 영국과 싸워 인도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찬드라 보세의 사상적 신봉자였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교도통신은 “모디 총리로서는 역사 인식을 두고 한중 양국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아베 총리를 배려한 셈이 됐다”고 부적절한 발언을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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