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저우(杭州) 청사(사진)를 ‘국가급 항일 전쟁 기념 시설’로 지정했다. 하얼빈(哈爾賓)역 안중근의사기념관 설치와 시안(西安) 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 표지석 설치에 이어 일본의 침략에 함께 맞섰던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연대를 강조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일 중국정부망(中國政府網)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최근 저장(浙江)성 항저우시 상청(上城)구 창성(長生)로 55~55의 임정 항저우 구지(舊址) 기념관과 베이징(北京)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난징(南京)대학사희생동포기념관 등 80곳을 국가급 항전 시설 및 유적지로 공표했다. 항저우 청사는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 폭탄 투척 의거 후 임정이 상하이를 떠나 처음 거처를 마련한 곳이다. 80곳의 항전 시설 및 유적지엔 베이징(北京) 부근의 루거우차오(蘆溝橋),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9ㆍ18역사박물관,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일본군 731부대 역사 범죄 진열관도 포함됐다.
중국 국무원은 ‘제1차 국가급 항전 기념 시설 및 유적지 목록 공표에 관한 통지’에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비준을 거쳐 목록을 발표한다”며 “각 지역 유관부문에선 항전기념시설들을 보호 관리하고 참배ㆍ참관ㆍ기념활동 등을 조직화해 일본 파시스트 침략자가 저질렀던 범죄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80곳의 항전 기념시설 목록 중엔 저장(浙江)성 진화(金華)시의 대만의용대기념관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대만의용대는 국민당 정부의 지원 아래 대만 출신 리유방(李友邦) 장군이 결성한 항일 부대다. 이는 항일 전쟁 과정에서 국민당과 대만인의 공헌을 인정한 것으로, 양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민정부도 이날 공산당뿐 아니라 국민당 군대의 장성이 대거 포함된 항일열사 300명의 명단도 발표했다. 중국은 3일 처음 맞는 중국인민항일전쟁승리기념일에 대만측 인사를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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