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샌디에이고전 7이닝 1실점...18일만에 부상 털고 돌아와 14승
5경기 더 등판... 박찬호 18승 도전
부상으로 잠시 마운드를 떠나 있었던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완벽한 복귀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볼넷, 몸에 맞는 공은 1개도 없었으며 삼진을 7개나 잡아 냈다.
팀이 7-1로 이기면서 승리 투수가 된 류현진은 14승(6패)째를 챙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연도인 지난해 30경기에서 올린 14승(8패)을 올 시즌엔 24번째 등판 만에 달성했다. 1회 2루타 2개로 1실점 했을 뿐 1~6회에 걸쳐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3.28에서 3.18로 떨어뜨렸다.
실전 경기 패스, 이번에도 성공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달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 이후 18일 만이었다. 당시 6회초 엉덩이 근육통을 호소하며 물러난 류현진은 근육 염좌 진단을 받고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재활 과정은 이번에도 ‘괴물 스타일’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마이너리그 실전 등판을 거치지 않고 곧장 빅리그 무대에 섰다. 타자를 세워 놓은 시뮬레이션 피칭, 감독 투수 코치 앞에서 선보인 불펜 피칭이면 충분했다. 류현진의 몸 상태는 류현진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또 한번 물음표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엉덩이는 2006~12년 한화 시절을 포함해 그 동안 한 차례도 아팠던 부위가 아니다. 무리해서 서둘러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당연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1회부터 95마일(153㎞)짜리 광속구를 뿌리더니 샌디에이고 타선을 마음 먹은 대로 요리했다. 지난 5월22일 어깨 부상 이후 24일 만의 복귀전에서 뉴욕 메츠 타선을 6이닝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긴 것과 흡사했다.
다저스를 살린 류현진
이날 다저스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파죽의 6연승으로 2.5게임 차까지 따라붙은 터였다. 특히 이틀 연속 샌디에이고와 연장 승부를 펼친 다저스는 2경기 모두 패하면서 초상집 분위기였다. 2일부터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3연전까지 예정돼 있었다. 아무리 냉철한 류현진이라지만 이번 복귀전은 포스트시즌 경기 같은 부담 속에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웃은 쪽은 샌디에이고 타자가 아닌 류현진이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커브를 결정구로 던지면서 이렇다 할 위기조차 맞지 않았다. 이로써 류현진의 올 시즌 샌디에이고전 성적은 3승무패 평균자책점 0.69. 현지 해설진은 “공백의 악영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녹슬지 않았다”며 “달인의 풍모였다”고 극찬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훌륭했다. 상당히 잘 던져줬다”고 거듭 칭찬했다.
15승, 나아가 18승 도전
이제 ‘괴물’은 에이스의 척도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남은 시즌 최대 5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5승 고지는 무리 없이 정복할 전망이다. 아울러 박찬호가 세운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다승(18승) 도전에도 욕심을 낼 수 있다. 류현진은 “부상 재발이 조금 걱정됐으나 처음부터 좋았다. 전혀 이상이 없었다”면서 “쉬면서 좋아 진 것 같다. 공도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경기 후 웃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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