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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눈 찡그리는 우리 아이, 혹시 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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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눈 찡그리는 우리 아이, 혹시 사시?

입력
2014.09.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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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어린이 100명 중 4~5명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소아 안질환

정상 눈과 사시의 모습.
정상 눈과 사시의 모습.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1분에 20번 정도 눈을 깜빡인다. 눈을 깜빡이는 것은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할 뿐 아니라 눈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눈을 깜빡이는 아이의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이상 증상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부모는 아이를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하고 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밝은 실내나 바깥 햇볕 아래에서 눈에 띄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많거나 한 눈이나 두 눈을 윙크하듯 찡그리는 등 평소와 달리 눈을 깜빡이면 이를 간과해서 안 된다.

아이가 눈을 깜빡이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안구 위치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위’나 ‘잠복사시’가 있는 경우다. 둘째, 시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 찡그려서 잘 보려고 하기에 눈을 찡그리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속눈썹이 안구에 직접 닿는 경우이다. 속눈썹이 안구를 계속 찌르면 각막에 염증이 생기고 혼탁이 된다. 그때 강한 빛을 받으면 눈이 시리고 따가워 눈을 찡그리게 된다.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첫 번째로 ‘사위’나 ‘잠복 사시’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사시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 조윤애 누네안과병원 원장(전 고려대 의대 교수)은 “어른에게는 큰 문제가 없는 ‘사위’나 ‘잠복 사시’지만, 시감각과 시력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에게는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문제가 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아이들이 ‘사위’를 가지고 있을 때 사시로 악화할 수 있다. 시력 발달 장애나 입체시가 감소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윤애 전 고려대 의대 교수
조윤애 전 고려대 의대 교수

● 대표적인 어린이 안질환, 사위와 사시

‘사위’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잠재적인 사시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눈 주위에는 수많은 근육들로 둘러 쌓여있는데 그 근육들이 여러 요인에 의해서 균형 있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사위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사위는 일반적인 사시와 달리 아이들이 사위를 가지고 있더라도 조절할 수 있어 사시처럼 남의 눈에 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안과 검진을 받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몸이 피곤하거나 열이 오를 때는 조절력이 약해져 사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사위를 방치하게 되면 많은 경우 ‘사시’로 진행되는 것이다.

소아 사시는 어린이의 두 눈동자가 똑바로 하나의 물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로 4~5%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소아 안 질환이다. 정상적인 눈은 뇌와 밀접히 연결돼 있어 두 눈동자로 본 정보를 뇌로 전달해 하나의 입체 이미지를 만든다. 사시가 있는 어린이는 두 눈의 초점을 하나로 맞추기가 어렵다. 그러면서 눈동자가 서로 다른 물체를 보게 되고 뇌가 하나의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사시가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눈을 움직이는 근육에 이상이 생겨 근육의 균형이 깨졌을 때, 눈과 연결된 뇌 중추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유전 요인이 있을 때, 그리고 시력 이상이 있어도 사시가 생길 수 있다. 간혹 갓난아기는 눈이 안쪽으로 몰려 보이는 경우가 있다. 갓난아기는 이목구비가 뚜렷이 형성되기 전이라 비교적 콧등이 낮고 눈과 눈 사이가 멀어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처럼 보일 수 있다. 이를 ‘거짓 사시’라고 한다. 이는 성장하면서 콧대가 자리잡아 정상으로 되돌아오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라면서 나아지지 않는다면 소아 안과 전문의의 진찰로 사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시는 눈동자가 몰리는 방향에 따라 크게 내사시, 외사시, 수직사시 등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조절 내사시’와 ‘간헐 외사시’가 가장 흔한 사시다. ‘조절 내사시’는 아이의 눈에 원시가 있을 때 생긴다. 원시가 있으면 망막에 물체의 상이 뚜렷이 맺히지 않는데, 이때 정확하게 상이 맺으려면 눈이 과도하게 조절하면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린다. ‘간혈 외사시’는 평상 시 괜찮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아이가 피곤한 상태이거나 멍하게 있을 때, 아침에 일어날 때, 햇빛이 강한 실내에서 눈동자가 바깥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다. 아이가 햇볕 아래 눈이 부실 때 한쪽 눈을 찡그리면, 의심해봐야 한다. 양쪽 눈 시력이 다를 때 생기기 쉽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 어릴수록 전문 검진 필요

자신의 증상을 분명히 말하지 못하는 아이는 눈의 이상과 시력이 나빠진 것을 알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한쪽 눈이 이상해도 다른 쪽 눈의 시력이 좋다면 눈의 문제를 찾기가 더욱 어렵다. 눈 문제는 조기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정상으로 되돌리기가 무척 힘들다. 또한 아이의 시각정보가 감각 및 뇌를 자극하고 발달시키므로 이 중요한 시기에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눈 기능을 넘어 학습장애 등의 2차적인 문제들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의 조기 시력측정은 정말 중요하다. 3~4세 이상 말할 줄 아는 아이는 그림이나 숫자로 시력측정이 가능해 문제를 발견할 수 있지만 이도 조금 늦은 시기다. 더 어린 1~2세 때 이상이 없다 해도 1세 때 안과검진을 받으면 좋다. 그리고 이후 3~4세 입학하기 전 전문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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