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 경쟁에도 마지막 불이 붙었다.
지난달 30일 잠실 롯데전에서 봉중근(34ㆍLG)이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임창용(38ㆍ삼성), 손승락(32ㆍ넥센)과 함께 3명이 나란히 28세이브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임창용이 세이브왕에 오르면 2004년 이후 10년 만의 타이틀 탈환이다. 손승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고, 봉중근은 생애 처음이다. 남은 일정이나 팀 전력상 가장 유리한 이는 임창용이다. 삼성은 30일 현재 105경기를 치른 반면 넥센과 LG는 109경기를 치렀다. 세이브 상황이 조성될지는 미지수지만 임창용은 일단 등판 기회가 4경기 더 있는 셈이다. 또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의 투ㆍ타가 가장 안정적인 점을 감안하면 임창용의 구원왕 등극 가능성은 높다. 단 임창용은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무려 8차례로 이 부문 1위다. 남은 경기에서도 차려진 밥상을 얼만큼 알차게 먹느냐가 구원왕 등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봉중근의 상승세가 무섭다. 봉중근은 30일 롯데전에서도 3-2로 살얼음 리드를 하던 9회초 마운드에 올라 2사 1ㆍ2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불을 끄고 팀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봉중근은 구원왕 타이틀엔 손사래를 치고 있다. 4강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틀에 박힌 말보다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는 면이 서지 않는다”는 솔직하고 겸손한 이유다. 봉중근은 1승28세이브4패를 기록 중인데 평균자책점은 3.16이다. 지난해 1.33이라는 빼어난 성적보다는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만한 평균자책점도 아니다. 올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선발 투수 뿐 아니라 마무리들에게도 직접적 영향을 끼쳐 임창용은 4.85, 손승락은 4.41에 이른다. 오히려 셋 중에서 가장 ‘준수한’ 평균자책점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임창용과 함께 뒷문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봉중근은 팀 4강과 금메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손승락도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편이다. 화끈한 타선의 도움으로 등판 기회는 많기도 하지만 밴헤켄이라는 특출한 에이스 외에 선발 마운드가 약한 것은 아쉽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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