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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과 러시아에 낀 나라 고민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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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과 러시아에 낀 나라 고민 빠지다

입력
2014.08.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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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에너지 의존 발트 3국… 나토 기지로 낙점 폴란드도 민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공세를 다시 강화하면서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폴란드 등 과거 제정 러시아에 침략 당했던 동유럽국가들이 떨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들이 나서 과거 러시아 침략 역사에서 비롯된 국가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 힘쓰고 있지만 동유럽에 드리운 러시아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발트3국과 폴란드의 고민은 러시아에게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로 요약된다. 18세기부터 제정 러시아 지배를 받던 발트3국은 1918년을 기점으로 각각 독립해 1934년 3국 동맹을 결성했다. 이후 발트3국은 1940년 옛 소련에 합병됐다가 냉전 직후인 1991년 독립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또 독립 이후 나토와 유럽연합(EU),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가입하며 철저히 친유럽 성향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등 이들의 정치ㆍ경제적 러시아 의존도는 여전하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현실은 무시한 채 친 서방정책으로 러시아와 거리를 두려던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을 시작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 발트3국은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직후인 4월 우크라이나 사태 분석기사에서“발트 3국에서 4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인들이 시민권을 얻지 못한 등 불안정한 상태”라며 “러시아인 보호라는 명분으로 발트3국도 크림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이미 예견했다.

발트3국의 불안감이 커지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발트3국 정상들과 연속회담을 갖는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은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나토 전체 위협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안보조약 5항을 거론하며 발트3국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힐은 또 “나토가 동유럽에 건설한 새 군사기지 후보지로 사실상 낙점된 폴란드도 러시아의 태도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동유럽국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러시아 침략의 아픈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최근 러시아의 행보에 폴란드도 불안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4, 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군사기지 건설과 관련한 회원국간 협의가 최대한 마무리 되길 바란다”며 폴란드 정부에 다시 한 번 부담을 안기기도 했다.

더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등 과거 소련 구성국가들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이는 러시아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관세동맹 등을 통해 이미 위성국가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국가들에게 러시아가 합병 등의 무리수를 둘 이유는 아직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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