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녀 캐서린 벨리스(1,208위ㆍ미국)는 2014 US오픈 테니스대회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트위터 팔로워가 수 천명(현재 6,778명) 늘어났고 사인해 달라는 팬들 탓에 외출조차 힘들어졌다. 2011 호주 오픈 우승자이자 벨기에 여자 테니스의 간판 킴 클리스터스(31)도 “US 오픈 첫 승을 정말 축하한다.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벨리스 돌풍은 1회전으로 끝났다. 그는 29일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단식 2회전에서 자리나 디아스(48위ㆍ카자흐스탄)에게 1-2(3-6 6-0 2-6)로 무릎을 꿇었다. 2,800명 관중이 들어찬 17번 코트에서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생중계 하는 가운데 경기를 치른 벨리스는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세트 0-1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했다. 서브를 넣기 전 길게 심호흡하며 침착 하려고 애썼지만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2세트 들어 ‘미국 여자 테니스의 미래’라는 평가답게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코트 양쪽 구석으로 강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상대에게 ‘베이글스코어’ 굴욕을 안긴 것이다. 벨리스는 “경기 초반 긴장한 나머지 쫓겼다. 2세트부터는 편하게 내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디아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앞선 1회전에서 벨리스에게 1996년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 이후 US오픈 최연소 승리라는 타이틀을 안긴 도미니카 시불코바(13위ㆍ슬로바키아)와는 달랐다. 디아스는 3세트 1-1에서 벨리스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한 틈을 타 그대로 몰아붙여 승리를 따냈다.
벨리스는 경기 후 “나를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사실 내가 이 코트에 서리라곤 생각 못했다. 정말 환상적인 나날들이었다”고 웃었다.
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는 2회전에서도 바니아 킹(81위ㆍ미국)을 2-0(6-1 6-0)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1회전에서 55분 만에 테일러 타운젠드(103위ㆍ미국)를 물리친 그는 이날도 56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서리나는 US오픈 통산 80번째 승리를 챙겼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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