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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수상기 시청률 무의미… 영화 평론도 대중의 손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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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수상기 시청률 무의미… 영화 평론도 대중의 손가락으로

입력
2014.08.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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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안방과 극장가의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TV의 흥행여부를 판단했던 기존 시청률 조사의 의미가 퇴색하고 영화의 작품성은 소수 평론가들의 펜이 아닌 대중의 엄지손가락에 의해 평가되기도 한다.

가장 큰 변곡점을 맞은 분야는 TV 시청률조사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넘나들며 동영상을 시청하는 ‘3스크린’ 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64.7%를 차지했다. 고정된 TV 수상기만을 토대로 시청률을 산정하던 기존 조사방식은 더 이상 모든 시청자들을 포괄할 수 없게 됐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총괄 대표는 20일 열린 미디어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 “TV 뒤에 숨어 있는 시청자층을 파악해 콘텐츠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업계는 새로운 시청 플랫폼을 반영할 수 있는 대체지표를 속속 마련하고 있다. CJ E&M과 닐슨이 2012년 2월 공동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CPI)가 대표적이다. 뉴스구독 순위, 직접 검색 순위, 버즈 순위(SNS에서 공유된 횟수) 등 3개 항목으로 지상파와 CJ E&M 채널의 점수를 매긴 뒤 평균화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토대로 8월 첫째 주 시청순위를 조사한 결과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가 1위를 차지했다. 전통 시청률에서 18위에 그쳤던 ‘야경꾼 일지’가 모바일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전통 시청률 집계 방식이 실제 시청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5일 ‘N스크린 시청점유율조사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다. 민관협의회에는 지상파와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방송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사, 콘텐츠서비스 사업자(네이버, Pooq, 티빙), 시청률 조사 회사 등이 참여해 통합시청률 측정을 위한 돛을 올렸다.

극장가의 변화도 주목할만하다. 신작 영화가 개봉할 때면 으레 따라붙었던 평론가들의 별점과 한 줄 평의 위력은 약해진 반면 네티즌들의 관람후기와 평가의 힘은 세졌다. 실제로 1969년 첫 발간 이후 미국 영화 팬들과 극장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영화평론서 ‘레너드 몰틴의 무비 가이드’는 2015년판을 끝으로 발간이 중단된다. 평론가가 독점하고 있던 영화정보와 평가권력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대중에게 이양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의 변화에 따라 영화 마케팅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종전에는 평론가와 영화감독, 배우 등이 토크쇼를 함께 진행하면서 영화를 마케팅 했다면 이제는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셀러브리티들이 영화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연애칼럼니스트 곽정은은 SNS 상의 높은 인기 덕에 방송에 입성했고 이렇게 쌓인 인지도를 토대로 다시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모퉁이 관객 리뷰단’으로 활동 중이다. 냉정하게 보면 영화매체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유명인이 관객의 정서를 대변해 영화를 평가하는 대표적 사례다. 개방성과 쌍방향성을 내포하는 스마트폰의 특징이 영화평론계와 마케팅에 그대로 전이됐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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