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과 대화하던 미국인이 “Hey, man, hurry up, speaker a little bit faster, I can’t still get your message”라고 말했다고 한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이중적 의미가 있다. 당신 말의 내용을 모르겠으니 핵심만 말하라는 것인데 실은 어차피 중국어를 모르니 빨리 끝내라는 얘기다. 그러나 외국어 억양과 말의 속도를 연구한 논문들을 종합해 보면 중국어의 말 속도가 일본어나 스페인어 등과 비교해 느린 편이다. 아울러 빠른 말은 내용이 느슨해 대충 들어도 핵심 파악에 지장이 없다. 따라서 소통의 효과와 말의 속도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스코틀랜드 여성은 미국인의 말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한다. 구체적인 예로 미국인은 teacher의 발음에서 r음을 발성하는(rhotic) 편이고 영국인은 이를 생략한다. 영어 러시아어 독일어 같은 강세 중심 언어(stressed-timed syllables)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들린다. 러시아어 아랍어도 느리게 들린다. 영어처럼 강세 중심(stress-timed) 특징을 띠고 일부 음절은 길고 강하고 일부 음절은 짧고 빠르게 발음하다 보니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리다고 느껴진다. 여기서 stress-timed라 함은 강세를 받는 말을 길게 천천히 그리고 힘 주어 분명하게 처리해 결국 강약 리듬을 띠는 것이다. 영어가 타 언어에 비해 빠른 말이 아닌 것이다. 참고로 세계 언어의 속도는 분당 평균 5, 6음절이 가장 많고 조금 빠르다고 느끼는 경우도 이 범주에 속한다.
반면 스페인어 일본어 한국어 타갈로그어 등 음절 중심(syllable-timed) 언어는 외국인에게 기관총 따발총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도 음절 중심 언어이기 때문에 각 음절의 길이를 똑같게 발성하면 영어권 사람에게는 상당히 빠르게 들린다. 한국어도 평조로서 음절 발음에 치중하기 때문에 강약 리듬에 익숙한 미국 사람에게는 빠르게 들린다. 스위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자국 학생이 영어를 말할 때 모국어보다 23% 정도 느렸다. 영어 원어민의 말 속도는 남자가 분당 125단어, 여자가 150단어, 방송은 200단어 정도 된다. 비영어권 사람에게는 분당 100단어 정도가 소통에 이상적이다. 토익이나 토플의 듣기 시험 속도는 120~150 단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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