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4연속 퀄리티스타트... 한화 김응용 감독도 믿고 맡겨
“9회 바꾸지 않은 것은 더 던지겠다는 본인 의사 때문이었다.”(6월27일 포항 삼성전)
“힘이 떨어진 것 같아 물었더니 본인이 교체를 요청했다.”(8월27일 대전 NC전)
여차하면 잘 던지던 선발도 마운드에서 내리는 김응용 한화 감독. 그가 유일하게 ‘존중’하는 투수가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오른손 이태양(24)이 주인공. 김 감독은 지난 6월에도 “(이)태양아, 더 던지고 싶으면 던지겠다고 해. 투수 코치가 올라와도 자신 있으면 내려오지마”라고 공개적으로 취재진 앞에서 말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가 12번으로 이 부문 공동 6위다. 토종 투수로만 한정하면 양현종(13번ㆍKIA)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5월이 돼서야 선발진에 합류하고 올해가 첫 선발 풀타임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활약이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도 “모처럼 한국 프로야구에 ‘좋은’ 오른손 투수가 나왔다”고 칭찬했다.
이태양은 지난달 29일 넥센전에서 2.2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5일 삼성전에서도 3.2이닝 7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뚝 떨어진 직구 스피드가 문제였다. 겨우내 선발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은 탓에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했다. 이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야구인들이 많았다.
이태양은 그러나 11일 LG전부터 살아났다. 당시 6.1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그는 16일 NC전(6이닝 3실점) 22일 SK전(6.2이닝 2실점 1자책) 27일 NC전(6.1이닝 2실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까다로운 NC 타선을 두 차례나 3실점 이하로 막은 건 결코 운이 아니다.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이태양은 남은 경기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다. 시즌 7승으로 팀 내 다승 1위인 그는 2011년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3년 만에 한화의 10승 투수를 꿈꾸고 있다. 이태양은 앞으로 5~6 경기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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