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쓰기 어려운 학생 대상 뉴질랜드선 일대일 학습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학습부진에 대한 조기개입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다른 분야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말하기와 읽기 기본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면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 잠재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리딩 퍼스트(Reading First)’ 프로그램이다. 모든 아동들이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치기 전까지 읽기 능력과 인지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능이 낮더라도 읽기 능력을 향상시킬 경우 학습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때문에 유치원(만 6세)부터 초등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읽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저소득계층 아동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2001년 낙오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이 제정돼 연방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교사, 특수교사에게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뉴질랜드의 ‘리딩 리커버리(Reading Recovery)’도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다. 학습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준에 따라 12~20주 동안 교사와 학생이 매일 30분씩 일대일 수업을 주 5일 진행한다. 초등 1학년(만 5세 입학)을 마치고 2학년(만 6세)이 될 때 읽기와 쓰기 평가를 실시해 하위 4~5%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2012년 참여학생 8,260명 중 81%(6,693명)가 다양한 주제의 읽기와 쓰기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조기개입의 성과가 크다.
부모의 사회ㆍ경제적 지위, 인종, 지역에 관계없이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이 40년 넘게 이어져 만 5세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이 실시되는 핀란드 역시 학습부진 학생을 조기에 관리한다. 핀란드의 만 6세 아동들은 대부분 글을 모른 채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10개월 정도의 교육으로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학습부진 학생에 대해선 별도의 분리수업 없이 특수교육 교사들과 또래 학생들이 도움을 줘 문맹률이 0%이다. 이런 핀란드의 성과는 모든 교사의 학력 조건을 석사학위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등 교사의 사회적 지위를 변호사, 의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라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로 핀란드를 꼽은 배경에는 무상교육 시스템과 교사의 자질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밖에 영국은 부모의 이혼, 잦은 다툼, 열악한 경제 사정 등을 겪은 7세 전후의 아동이 학습부진은 물론 사회부적응까지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부모 5만명을 대상으로 아이와의 대화법, 관계 유지 방법 등 ‘부모교육’을 실시하는 등 아동의 학습부진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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