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嚴父慈母)’로 대표되던 가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구성원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 받던 아빠들이 가족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아빠보다는 오히려 엄마를 더 무섭다고 인식하는 등 전통적 부모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플래닛 M&C부문이 2개월간(6월 1일∼7월 31일) ‘가족’과 관련한 국내 소셜 버즈(블로그·트위터 등의 짧은 글) 총 33만건을 분석한 결과, ‘아버지ㆍ아빠’에 대한 언급(7,241건)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한 반면 ‘어머니ㆍ엄마’에 대한 언급(5,441건)은 19%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머니ㆍ엄마(6,732건)보다 적었던 아버지ㆍ아빠(6,362건)에 대한 언급이 올해는 더 많아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SK플래닛 측은 MBC ‘아빠 어디가’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도 일부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아버지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기존의 권위주의적이고 엄격했던 데서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어머니의 경우는 자녀 교육에 대한 관여 정도가 깊고, 자녀와 접촉 기회가 많다 보니 자녀와 갈등이 생기는 빈도 역시 높아 그러한 결과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실제 온라인 버즈 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58만건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무섭다’는 표현은 ‘엄마’와 함께 쓰인 경우(7,618건)가 아빠(740건)보다 무려 10배 이상 많았다. 또 ‘놀다’라는 표현의 경우 아빠(2,931건)는 작년보다 9% 늘어난 데 비해 엄마(3,921건)는 32% 감소했다. 이 외에 ‘귀엽다’ 같은 표현은 엄마, 아빠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지만 그 상승폭에 있어서 아빠(35%)가 엄마(22%)보다 좀 더 앞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락 SK플래닛 광고부문장은 “가족 관련 버즈에서 아빠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는 것은 가족 구성원 간의 인식 점유율에서 아빠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타이거맘(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고 간섭하는 엄마)’이 여전히 주류인 우리 사회에서‘스칸디대디(자녀와 수평적인 관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인성교육을 하는 아빠)’에 가까워 지는 아빠들의 역할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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