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폭로하겠다” 전화 협박에 공무원들 수백만원씩 뺏겨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27일 불특정 공무원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불륜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금품을 뜯은 혐의(공갈)로 김모(5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학교, 교육청, 세무서 등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는 공무원에게 다짜고짜 “불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공무원 6명에게서 300만∼500만원씩 모두 2,6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관공서 전화번호를 검색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공중전화로 이들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불륜사실에 당황한 피해자를 집중적으로 협박해 타인 명의 통장으로 돈을 송금받았다. 2차례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는 김씨는 2009년 구속 수감돼 올해 5월 중순 출소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다수는 승진을 앞두고 혹시 모를 인사상 불이익을 염려해 돈을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다른 공무원 200여명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남=김기중기자 k2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