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사정 칼날이 공룡 국유기업과 부호들로 향하고 있다.
왕위쥔(王玉軍) 화룬(華潤)전력 총재가 장쑤(江蘇)성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 회사가 26일 밤 발표했다. 화룬전력은 거대 국유기업 화룬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쑹린(宋林) 이사장이 부패 등 혐의로 붙잡혀간 것을 비롯 모두 7명의 화룬그룹 고위 임원들이 낙마했다.
또 같은 날 옌푸룽(燕福龍) 중국전력망 랴오닝(遼寧)성 전력공사 총재와 중국디이(第一)자동차그룹의 부총경리 2명도 기율 위반 등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하루에 4명의 국유 기업 임원이 동시에 낙마한 셈이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국 최대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ㆍCNPC)가 초토화된 데 이어 국유기업 임원들이 잇따라 표적이 되면서 다음‘호랑이’(부패 사정 대상)는 국유기업이 되는 것 아니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유 기업들은 그 동안 사실상의 독점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며 고액의 보수를 챙겨 와 여론의 비판도 거세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2011년 중앙 국유기업 고위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72만위안(약 1억2,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일반 민간기업 직원 연봉의 24.8배나 된다. 5대 국유 은행 이사장과 행장들의 연봉은 대부분 100만위안(약 1억6,500만원)도 넘는다. 통상 대졸 초임 연봉이 4만위안(약 66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불공평하다는 게 일반인의 불만이다. 국유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성에 대한 수술의 필요성도 크다.
국유 기업들과 유착하며 막대한 부를 쌓아온 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화룬전력의 왕 총재는 지난 2012년 당시 석탄왕으로 불리던 산시(山西)성 최대 부호 장신밍(張新明)에게서 석탄 광산 3곳을 사 들이며 79억위안(약 1조3,000억원)을 지불했다. 시장에선 턱 없이 높은 가격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장신밍도 이미 이달 초 당국에 붙들려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장신밍은 조폭과 자금 세탁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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