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내달 부지 확정...기존 매립지 2년후 종료 재확인
서울시·경기도는 "사용 연장"고수
인천시가 수도권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의 2016년 사용 종료를 전제로 다음달부터 대체 매립지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이는 서울, 경기에 각자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라는 뜻이어서 사용기간 연장을 주장하는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와의 마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인천시는 다음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부지를 확정하고 신규 매립지 조성을 위한 주민공청회 등 행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1992년 2월 수도권매립지 개장 당시 정해졌던 2016년 12월 사용 종료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시는 앞서 6월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통해 옹진군 영흥도와 신도, 시도, 모도, 중구 무의도 등 5곳의 후보지를 압축했다. 후보지 중에는 시내와의 접근성 등이 상대적으로 나은 영흥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시는 다음달 안에 부지 면적, 접근성 등 입지조건을 따져 후보지 중 최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와 경기도는 “조성기간 등을 고려할 때 대체 매립지 마련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며 기존 매립지 사용을 연장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립 종료 후 골프장으로 조성된 제1매립장 등을 인천시에 양도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수도권매립지 지분은 환경부와 서울시가 갖고 있다
환경부도 기존 매립지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3개 시도가 각각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대체 매립지 조성계획을 밝힌 것과 별개로 기존 매립지 사용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연내 마련하자고 4자가 합의한 상태”라며 “사용 종료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현재로서는 사용 연장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당초 수도권매립지를 조성하면서 매립량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 2016년을 사용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하지만 쓰레기 종량제 시행과 재활용 활성화로 쓰레기 반입량이 40% 가량 급감하면서 사용 연장이 검토됐다. 실제 지난해 쓰레기 반입량은 345만56톤으로 10년 전 698만9,013톤의 절반 수준이다. 2015년 2월 매립 종료 예정이었던 2매립장 매립량이 현재 55%에 불과하고 8,600만톤 규모의 제3ㆍ4매립장을 조성하면 최소 2044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 25개 모든 구와 경기도 24개 시군(전체 31개) 인천시 9개 구ㆍ군(전체 10개)이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매립지 주변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20년간 악취와 소음, 지하수 및 토양 오염에 시달렸고 개발 제한에 따른 재산 상 피해를 봤다며 사용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체매립지 조성은 서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서울이, 경기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경기에서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매립지 2016년 사용 종료 원칙을 깰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