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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결혼펀드

입력
2014.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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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은 출산 가능한 여성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9명이며, 2001년 이후(2012년 제외) 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인 초저출산국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통계를 보면 우리 출산율은 전세계 국가 중 200위 이하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18년에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 2026년에 초고령사회(20% 이상)로 진입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최고위원이 최근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합계출산율 1.19명이 지속되면 2750년 대한민국의 인구는 0명이 되어 국가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70년 뒤인 2084년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120년 뒤인 2136년에는 1,000만명으로 줄어든다. 이후 2172년 500만명, 2256년 100만명, 2379년 10만명, 2503년 1만명이 되고, 2750년에는 아예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예측이다.

▦ 인구 감소의 원인은 저출산이다. 출산은 노력여하에 따라 조절이 가능할 수 있다. 청년실업 등으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만혼(晩婚)이 늘어나니 합계출산율이 증가할 수 없다. 결혼 비용도 걸림돌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4.5%가 ‘스스로의 힘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고 답했고, 67.9%는 ‘결혼자금이 부족하면 결혼을 미루겠다’고 답했다. 평균 결혼자금 저축목표는 남성 6,272만원, 여성 4,579만원이었다.

▦ 중동 전문가 엄익란의 저서 이슬람 마케팅과 할랄 비즈니스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결혼펀드(UAE Marriage Fund Foundation)를 운영하고 있다. 심사를 통해 최고 7만디르함(약 1,940만원)까지 지원한다. 결혼 후 할부로 갚고 아이를 낳을 때마다 상환액의 20%가 면제된다. 물론 월급이 일정액 이하인 저소득층이고 자국민끼리 결혼할 경우로 한정된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제도임에는 분명하다. 우리도 이런 펀드가 있으면 합계출산율을 조금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조재우 논설위원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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