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대화체 문장을 놓고 문법적 분석을 하다 보면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문법이란 것이 고전이나 문장체 문장의 뼈대를 정리한 것인 반면 구어체는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이기 때문에 문법이라는 틀이나 그릇에 담을 수가 없다. 가장 좋은 예가 ‘like’다. 초등생부터 입에 달고 다니는 이 단어를 놓고 문법학자와 언어학자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He was LIKE to lose his job now.’ ‘I was LIKE almost insane.’에서의 like는 명사도 아니고 형용사도 아니며 부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정적으로 ‘대화체 보조어’(discourse particle)라고 부른다.
대화체 보조어라는 것은 단어 하나의 품사를 논하는 게 아니다. ‘Anyway, let’s start over.’ ‘Actually it’s useful anymore.’에서의 anyway와 actually는 단순히 부사의 기능을 하는 게 아니라 문장의 전환과 연결 보조까지 한다. 대화체 특유의 보조어로 부르는 이유다. You must be really happy now. - Rather!의 대화에서 rather는 Indeed, sure의 뜻인데 부사냐 감탄사냐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주 쓰이는 Well이나 Right! 등은 대화에서 쓰이는 비중이 압도적인데 이들 어구 역시 대화체만의 특징이기 때문에 회화체 문장의 보조어다. ‘I think~’ 문장에서 I think는 ‘주어+동사’의 구조로 보이지만 문장 중간 중간에 I think을 삽입해서 사용한다면 이는 ‘~인데’ ‘~이거든요’처럼 일종의 말투 역할을 한다. ‘I am telling you’ 어구를 놓고 글자 그대로 번역하는 사람은 구어체 문장에 익숙지 않은 것이다. ‘있잖아요’의 의미를 강조해서 말하는 것이지 ‘S+V+O’ 어구를 유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낯익은 어구들을 보면 Right! Gosh! Sort of, Anyway, I mean, you know, actually…, of course 등 모두가 몇 백 년 이상 즐겨 사용되어 온 것이다.
모든 언어와 문화 차이에도 불구하고 huh라는 어구가 universal word라고 부르는 것도 영어뿐만 아니라 타 언어에서도 공통되게 사용되고 구어체만의 특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교실이나 어학 강의에서 이러한 보조어에 대한 별도 소개가 없고 학습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Speaking에서는 약방의 감초보다 더 긴요한 게 이들 보조어의 적극 활용이다. 나의 말투가 가장 자연스럽게 소리 나게 하는 단어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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