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정민이와 뇌경색 아빠
[볼만한 TV]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정민이는 1kg 남짓한 작은 몸으로 일곱 달 만에 태어났다. 미숙아 후유증으로 정민이는 태어날 때부터 뇌에 물이 찼고, 뇌성마비와 지적장애를 갖게 됐다. 특히 다리와 발 근육이 굳고 약해져 걸음걸이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굳은 다리로 힘든 걸음을 내딛는 손녀를 볼 때마다 할머니는 마음이 아프다.
할머니는 정민이가 백일 무렵 집을 떠난 엄마를 대신해 모정으로 손녀를 키웠다. 태어나 15개월이 지나도 걸음마를 떼지 못하던 정민이가 그나마 제힘으로 땅 위에 발을 내딛고 비틀거리며 걷기까지 눈물로 살아왔다. 아픈 정민이를 업고 재활 치료를 다니느라 할머니는 몸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이 없다. 신부전증, 당뇨 위궤양, 허리와 다리 관절염 등의 참기 힘든 고통으로 인해 하루에 수십 알의 약을 먹어야만 간신히 버틸 수 있다.
그런 할머니를 더 힘들게 하는 건 6년 전 두 번이나 뇌경색으로 쓰러진 정민이의 아빠다. 그 후 6년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아빠까지 할머니의 몫이 됐다. 정민이의 다리가 더 굳지 않으려면 꾸준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지만 6년 전 정민이의 아빠가 쓰러진 후 할머니의 몸도 급속히 나빠져 이제는 거동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빠 역시 가족에게 늘 미안하다.
아픈 몸을 서로에게 의지한 채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정민이네 가족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열한 살 정민이의 ‘천천히 걸어도 괜찮아’ 는 26일 오후 5시 35분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서 만날 수 있다.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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