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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할머니들 등친 60대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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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할머니들 등친 60대 카사노바

입력
2014.08.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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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유혹 5억여원 뜯어내 도박 탕진, 법원 "죄질 나빠"… 도운 아들도 집유

최모(65)씨는 카사노바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여성 8명을 유혹해 5억6,000여만원을 뜯어냈다. 열 살 아래인 50대부터 70대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기를 쳐 매년 평균 1억원 이상을 챙겼다.

최씨는 2009년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A(69)씨에게 “나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다”며 접근했다. 최씨는 3,000만원을 주기로 하고 아들(37)까지 끌어들였다. 아들은 A씨에게 “전셋집을 마련할 테니 아버지와 행복하게 사시라”며 환심을 샀다.

A씨 큰 딸의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안 최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식당이라도 차려주자”며 A씨를 설득했다. 최씨는 A씨가 글을 모른다는 점을 악용, 아들에게 대출서류를 만들어 은행에 신청하게 했다. 최씨는 대출금 2억4,000만원을 챙겨 달아났다.

최씨가 달려간 곳은 강원 정선의 카지노. 그는 많은 돈을 도박으로 탕진했다. 돈이 궁해진 최씨는 다시 노년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2011년 8월 태백에서 만난 B(62)씨에게 “투자하면 매달 20%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7,60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12년에는 “여주 땅 가압류가 며칠 안에 풀리니 잠깐만 쓰고 주겠다”며 C(71)씨에게서 9,100만원을, 이듬해에는 “카지노에서 차량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일을 하는데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D(55)씨에게서 3,600만원을 받고 종적을 감췄다. 이 돈도 대부분 도박으로 써 버렸다.

최씨를 경기 하남의 한 모텔에서 검거한 서울 송파경찰서 경제팀 관계자는 “최씨가 키 165㎝에 매력 있는 인상은 아니지만 뛰어난 언변으로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최씨는 여성들에게 자신도 사별했다고 말했으나 아내와 이혼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곽윤경 판사는 최씨에게 징역 4년을, 최씨의 아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곽 판사는 “나이가 많고 외로운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액이 큰 것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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