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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동국인가…“이 만한 선수가 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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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동국인가…“이 만한 선수가 또 있나”

입력
2014.08.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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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남미팀 평가전에 선발 1년 2개월만에 태극마크

+1경기면 센추리클럽 영광도

"나이 잊고 역할에 충실 하겠다"

한 동안 멈춰있던 이동국(35ㆍ전북)의 대표팀 시계가 재가동된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내달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 나설 국내파 선수 명단을 작성했다. 기술위는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에 이동국을 선발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동국은 지난해 6월18일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다. 이동국은 또 A매치에서 1경기만 더 뛰면 100경기에 출전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센추리 클럽’ 가입의 영예도 안는다. 한국 축구 사상 9번째다.

이동국은 무려 16년 3개월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19세이던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을 통해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다. 이 부문 최장 기록은 1994년 3월5일 미국전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2010년 8월11일 나이지리아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골키퍼 이운재(16년 5개월)가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동국이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에 승선하면 새 역사를 쓴다.

그 동안 이동국의 대표팀 생활은 파란만장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한국 축구의 간판 공격수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K리그 무대에서도 꾸준히 자기의 몫을 충분히 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좁은 활동 반경,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수비력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시선에 부딪힌 탓이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 직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또 한번 눈물을 흘렸다.

이동국은 좌절할 법도 했지만 8년의 긴 시간을 견뎠다. 그 결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했다. 주전 공격수가 아닌 탓에 주로 벤치만 달궜던 그는 16강 우루과이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43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빗물에 미끄러져 골 라인 앞에서 상대 골키퍼에게 잡혔다.

이동국은 2011년 스승 최강희 전북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30대의 나이에도 마음껏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최 감독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홍명보 감독은 이동국을 배제하고 박주영과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로 브라질 월드컵에 나갔다. 그렇게 이동국은 태극마크와 멀어졌고, 월드컵 통산 출전 시간은 51분에서 멈췄다. A매치 기록은 99경기 출전 30골이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 흐름 속에 태극마크를 단 이동국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듯 했지만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이동국은 현재까지 K리그에서 10골을 넣으며 득점 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도움은 6개로 중동으로 떠난 이명주(9개)에 이어 2위, 공격포인트는 1위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더구나 기존 원톱 공격수 김신욱은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합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동국의 재발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동국은 대표팀 발탁 전 줄곧 “센추리 클럽 가입을 위해 대표팀에 간다면 그 동안 출전했던 99경기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나이를 잊고 대표팀에 들어가 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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