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은행 중 한 곳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파생증권의 부실 판매 합의금으로 166억5,000만달러(약 17조원)를 내기로 했다. 이는 단일 기업이 미국 정부에 내는 합의금으로 사상 최고 액수다.
미국 법무부는 21일 성명에서 BoA가 약 96억5,000만달러를 연방정부와 연방정부 기관, 그리고 캘리포니아 등 6개 주 정부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약 70억달러는 수십만 명으로 추산되는 모기지 증권의 부실 판매 피해자들에게 지원된다. 이번 합의는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나 메릴린치같이 BoA가 이전에 인수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모기지 증권 부실 판매 혐의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부실 판매 혐의에 대해 BoA를 상대로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발생할 민사 소송은 이번 합의와 무관하다.
BoA와 BoA 산하 금융기관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모기지를 기반으로 한 파생금융증권을 판매하면서 기초 자산인 모기지 채권이 부실해질 수 있음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모기지 채무자들이 채권을 상환할 능력이 있다고 오도한 혐의를 받았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합의금 액수는 ‘영업 비용’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며 “문제가 된 불완전 판매의 규모나 피해 범위를 감안할 때 70억달러의 지원금 액수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단일 기업과 미국 정부 사이에 발표됐던 합의금 최고액은 지난해 11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내기로 합의한 130억달러(약 13조3,000억원)이다. JP모건 역시 부실 모기지 파생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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