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몫까지’ 윤길현, SK 새 마무리 연착륙
SK는 외국인 마무리 로스 울프(32)의 이탈로 4강 경쟁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듯 했다. 선발에서 소방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뒷문을 든든히 지키던 울프가 아들의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우자 코칭스태프는 긴급 회의를 열고 윤길현(31)을 새로운 마무리로 결정했다.
윤길현은 박정배(32)와 박희수(31)의 부상 이탈로 유일하게 남은 필승 계투 요원이다. 시즌 초반인 4월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던 그는 점점 안정을 찾아 5월 3.48, 6월 3.27, 7월 1.86으로 평균자책점을 낮췄다. 후반기 피안타율은 1할7푼4리로 수준급 피칭을 했다.
윤길현은 지난 20일 두산전에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성공적인 연착륙을 했다. 6-3으로 앞선 9회초에 세 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지난 7월13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한 이후 38일 만에 두 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윤길현의 구위는 마무리로 손색이 없었다. 시속 140㎞ 중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인 예리한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타이밍을 뺏기 위한 커브도 간간이 섞어 던졌다. 개인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2009년을 연상시키는 활약이었다. 그는 또 어느덧 불펜진의 고참급 투수로 예전과 다른 책임감과 울프 몫까지 해내겠다는 집념으로 공을 뿌렸다.
윤길현은 21일 “등판하기 전까지 많이 쉬어서 몸 상태가 좋았다”며 “당시 점수차도 3점이라는 여유가 있어 큰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7월13일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해봤던 경험이 있어 편하게 던졌다”면서 “불펜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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