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시장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를 잠재울까, 아니면 그 반대의 시그널을 던져줄까.
미 캔자스시티 연례 경제 심포지엄, 이른바 ‘잭슨홀 미팅’이 22일(현지시간)로 임박했다. 비록 통화정책이 아닌 고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지만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연단에 서게 될 옐런 의장의 입에 쏠려 있다. 연준 내에서 조기 금리인상 목소리가 점점 강해지면서 옐런 의장이 어떤 식으로든 금리와 관련한 시그널을 던져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혹은 우려가 팽배한 때문이다.
실제 21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내용은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상당수 FOMC 위원들은 “미 경제가 연준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회의록은 “위원들이 연준이 부양 정책의 축소를 향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이 정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넘어설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FOMC 내부에서 ‘매파’의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 주가는 급락하고, 원화가치는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57포인트(1.38%) 하락한 2,044.21로 장을 마감했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0.9원 오른 1,023.6원을 기록했다.
이제 관심은 옐런의 선택. 미 CNBC는 “7월 FOMC회의록은 3주 전 과거를 보여줄 뿐이지만, 잭슨홀 미팅은 앞으로 진행될 정책변화의 시그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옐런 의장이 조기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놓을 경우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한 한국 시장에는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시작하는 경우 우리와 같은 신흥국 통화정책은 흔들릴 수 있고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란 관측이 좀더 우세하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조기인상을 요구하는 위원들은 주로 지역은행장들로 국한되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통화완화기조의 유지로 볼 수 있다”며 “만일 금리인상이 5월 중 이뤄져도 기조를 가파르게 이어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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