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당한 브라운 부모 찾아 애도 "베테랑 연방검사들 진실 밝힐 것"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백인 경찰 총격 사망으로 격앙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주민들이 열하루째 격렬한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 사태가 LA폭동과 같은 대규모 인종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법무부장관 에릭 홀더를 ‘소방수’로 급파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퍼거슨시 주민들과 흑인 종교ㆍ사회 지도자들로 이루어진 시위대는 이날 새벽에도 브라운을 숨지게 한 대런 윌슨(28)경관에 대한 기소를 요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해산에 불응한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발사하고 47명을 연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브라운이 숨진 후 현재까지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125명에 달한다.
사태 해결을 위해 투입된 홀더 장관은 이날 브라운이 숨진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세인트루이스 커뮤니티대학 플로리슨트 캠퍼스에서 지역 인사 50여명 및 대학생들과 만났다. 그는 “나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차를 제지 당하고 수색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굉장히 수치스럽고 화가 나는 경험이었다”고 주민들의 분노에 공감을 표했다. 홀더 장관은 평소에도 자신의 인종 차별 경험을 고백하고 흑인 인권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며 흑인 사회의 지지를 얻어 왔다.
홀더 장관은 또 “경험 많은 최고의 연방 베테랑 수사관과 검사를 이 사건에 투입했다"며 "연방 검사들이 브라운 사건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고자 공격적으로 수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풀겠다는 것이다. 홀더 장관은 이날 오후 브라운의 부모를 찾아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이날 12명의 미주리주 법원 대배심은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법원에서 브라운 사건 관련 자료를 전달받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대배심은 경찰 진술과 목격자 증언을 들을 뒤 윌슨 경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법원 청사 바깥에서는 일부 흑인 지도자들이 사건을 담당하는 보브 매컬러프 검사의 사퇴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매컬러프 검사의 가족이 세인트루이스 경찰로 일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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