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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위의 이야기] 장례식장을 나오며

입력
2014.08.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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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별하게 지내는 동료 작가의 모친상이 연거푸 두 번이나 있었다. 그래서 단정한 마음을 하고 빈소에 다녀왔다. 장례식장의 빈소에는 으레 문상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식당이 있다. 문상을 마친 사람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술도 한잔 하면서 고인에 대한 추억을 더듬거나 상주를 불러 다시 한 번 격의 없이 위로하기도 한다. 상주가 문상객이 따라주는 술을 받는 것도 바로 그곳이다. 지금은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시간이 이슥해지면 한쪽에서 고스톱 판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남자들은 집에 늦게 들어가는 가장 주된 핑계로 상갓집에 가는 걸 들기도 한다. 아무튼 빈소나 식당에서 오래 머물러주는 것은 고인에 대한, 그리고 상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풍습이 우리에겐 있다. 그런데 나는 이 풍습이 여전히 참 낯설고 불편하다. 지난 일요일엔 소설가 S형의 모친상 빈소에 가 문상하고 한 시간 정도 앉아 있다가 장례식장을 나왔다. 그러는 동안 나는 소주를 한 잔 마셨을 뿐이다. 같이 있던 동료 소설가와 시인들이 술 좀 더 마시고 천천히 가라고 했지만 나는 말을 듣지 않고 서둘러서 집으로 왔다. 그러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남의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서 술을 실컷 마시고 취하는 일은 가장 외로운 사람의 일이 아닐까 하는 것. 사실 그런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온 것이다. 아무리 외로워도 나는 그런 식으로 외로움이 발각되는 건 싫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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