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호평... 22일까지 국회 전시
피해 국가들과 연대한 전시도 계획
14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는 ‘앙굴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한국 만화 기획전-지지 않는 꽃 국회 순회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해 초 제41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출품작들을 다시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이현세 박제동 박건웅 김광성 김금숙 김정기 등 국내 유명 만화가 및 일러스트 20명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됐다.
전시회의 기획자이자 총괄 큐레이터인 김병수(45) 목원대 교수는 “광복절을 전후로 국회에서 만화 순회전을 개최해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앙굴렘 국제만화 축제는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프랑스 앙굴렘에서 개최된 만화 전시회다.
당초 ‘책 한 권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던 게 국내외 순회전까지 여는 대형 전시회로 발전했다. 지난해 초 김 교수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위안부 관련 만화책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그런데 프랑크 봉두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조직위원장이 “축제에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일이 커졌다. 특히 올해 1차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유럽에서는 관련 기념회 및 전시회가 줄을 이었고 앙굴렘 만화축제 역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약자들을 주제로 정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만화’가 축제 성격에 딱 들어맞게 된 것이다. 당시 조윤선 장관이 김 교수에게 “전시회를 치르자”고 제안했고 김 교수는 즉각 출품 작가 섭외 등 기획에 착수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시도 중요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체를 해외에 알려 국제 여론을 얻는 일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인들의 상당수가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모른다고 한다. 김 교수는 “많은 관객들이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며 (위안부라는) 놀랍고 충격적인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며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해 먼저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난징 대학살, 마루타 증언 등 일본군 피해국이기 때문에 이를 주제로 한 만화ㆍ사진 등 기획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도 ‘지지 않는 꽃’ 중국 내 전시와 연계한 전시회를 제안하는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중국 뿐 아니라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의 실제 피해국들”이라며 “이들 국가들과 연계한 문화적 접근이 공식적인 외교적 접근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순회전은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의 앙코르전을 시작으로 서대문형무소, 고양국제꽃박람회 등을 거쳤고, 22일까지 국회에서 계속된다. 9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축제 등에서 전시를 계속할 예정이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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