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세수입 진도율이 45.5%에 그쳤다.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보다도 더 느린 수준.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작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8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6월까지 국세수입 누적액은 9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2,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세수진도율은 45.5%로 같은 기간 오히려 2.7%포인트 낮아졌다. 경기 부진 등으로 8조5,000억원에 이르는 세수가 부족했던 지난해보다 부진한 흐름이다.
국세수입 가운데 일반회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소득세와 부가세가 각각 3조2,000억원과 6,000억원씩 늘었고 법인세와 관세는 각각 9,000억원과 6,000억원씩 감소했다. 하지만 세수진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소득세만 0.1%포인트 올랐을 뿐 법인세(-4.2%p), 관세(-5.5%p), 부가세(-0.9%p) 모두 감소했다.
정부의 설명은 올해 세입예산이 지난해보다 늘고 법인 결산시기가 변경되는 등 일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 하지만 지난 5월 누적 세수진도율(41.2%)이 전년 대비 0.7%포인트 낮았던 데 비해, 한 달 만에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세수 펑크 우려는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세수는 덜 걷히는데 재정 지출은 늘어나면서 관리재정수지도 상반기에 43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적자(46조2,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다지만 상당히 큰 폭이다. 관리재정수지는 전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나라 재정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반기엔 예산 조기집행이 많아 일시적으로 적자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소 재정이 악화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46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내년에도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재정 악화 우려는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세종=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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