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잡은 문성민, “초심으로 돌아간다”
현대캐피탈 문성민(29)은 팀의 에이스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다. 그런데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의 중국 상하이 전지훈련 첫 날인 지난 19일 배구공이 아닌 걸레를 잡았다. 일명 ‘맙보이(Mop Boy)’가 된 것이다.
동료가 훈련하는 동안 코트에 땀이 떨어지면 쏜살같이 달려가 빠른 손놀림으로 땀을 닦았다. 영락없는 후보 선수였다. 싫은 내색은 없었다. 오히려 진지한 표정으로 코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문성민은 기다림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긋지긋한 무릎 부상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피나는 노력 중이다. 이 싸움에서 이겨야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V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성민은 지난해 6월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리그 일본전에 출전했다가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에 집중해 예상보다 일찍 코트로 돌아왔다. 2013~14시즌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선수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를 대신해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문성민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고 부상은 재발했다. 이번엔 수술했던 왼쪽 무릎 안쪽 부분이 아닌 바깥쪽에 피로 골절이 찾아왔다.
문성민은 “수술까지는 아니지만 약물과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지난 10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는데 조금씩 훈련을 하라는 소견이 나와 전지훈련을 따라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에 직접 참가할 수 없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코트에 떨어진 땀을 닦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 아쉬움이 크고 느낀 게 많다. 몸을 잘 만들어서 1라운드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게 현재 목표”라고 밝혔다.
김호철(59) 현대캐피탈 감독은 “천안에 남아 재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선수단과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성민과 함께 한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올 시즌은 서두르지 않겠다. 문성민이 충분히 몸을 만들었다고 판단될 때 V리그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