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의 히로뽕을 외국에서 들여 와 유통시킨 혐의로 기소됐다가 1ㆍ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거물 마약사범이 자신에게 불리한 법정 증언을 막기 위해 조직원의 부인에게 마약을 투약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로 긴급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마모(46)씨를 지난 11일 구속기소했다. 마씨는 마약사범들 사이에서 6단계로 구분되는 마약유통사범 중 최상위 상선으로, 국내 3대 마약 유통책으로 손꼽힌다. 특히 수도권 일대를 주름잡고 있는 공급책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마약 범죄를 저지른 1995년 이후, 히로뽕 유통과 판매 등 혐의로만 15년이나 복역했다.
검찰은 마씨가 주요 증인으로 지목된 조직원의 입을 막기 위해 그의 부인에게 몰래 마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멕시코에 체류 중인 지인과 공모해 히로뽕 400g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시킨 혐의로 2012년 12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과 2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공범은 물론 마씨의 범행을 증언할 조직원들이 법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재판부는 “주요 증거는 함께 마약을 밀수입한 공범들의 진술인데 이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는데 동의하지 않았고, 법정 증언도 거부한 이상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는 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석방된 마씨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행방을 추적해 왔다. 7월에는 1주일에 걸친 잠복 수사 끝에 마씨의 행방을 포착, 자동차 추격전까지 벌였지만 붙잡는데 실패했다. 결국 또 다른 조직원과 접선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그 달 24일 현장에서 마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검거 당시 마씨는 대포폰 18대와 대포차 5대를 이용하는 등 검찰의 수사망을 용의주도하게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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