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는 자동차보험의 450원짜리 ‘비상급유서비스’ 특약을 악용, 공짜 주유를 일삼은 임모(39)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스타렉스 에쿠스 소나타 등 자신의 차량 3대로 꽃과 마트 상품 배달을 하면서 2012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469회에 걸쳐 890만원 상당의 비상급유서비스를 받았다. 이 서비스는 보험가입 차량이 연료가 바닥나 멈추면 보험사 직원이 출동, 연료 3ℓ를 주유해주는 것인데, 임씨는 이런 상황이 아닌데도 서비스를 상습적으로 이용한 혐의다.
조사결과 임씨는 자동차 책임보험에 비상급유서비스를 추가하면 1년에 총 5회, 1주에 최대 3회까지 주유해주는 점을 악용했다. 1주 단위로 보험을 갱신하면서 차량 1대당 매주 최대 3회씩 이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심지어 임씨는 서비스 기사에게 전화해 “출동한 것처럼 처리하고 서비스 비용(1회당 1만9,750원)을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우기거나, 주유소 앞에서 출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사기 행각은 임씨가 지나치게 자주 비상급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보험사가 올해 4월 중순 경찰에 제보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결과를 전달받은 해당 보험사에서 비상급유서비스 횟수를 주 1회로 대폭 축소하는 등 약관을 수정했다”면서 “다른 보험사에도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동차보험 약관의 허점을 악용한 유사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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