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응원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녀 응원단’으로 통하는 이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남북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열린 국제스포츠대회에 북한 응원단은 지금까지 세 차례 파견됐다. 2002년 9월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8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등이다. 따라서 이번에 참가하면 네 번째가 된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남북 실무접촉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50명의 응원단을 파견할 방침을 밝혔지만 실무접촉이 결렬되는 바람에 응원단의 파견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실무접촉 결렬 이후에도 북한이 각종 매체를 동원해 응원단 파견이 갖는 의미를 강조하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은 처음으로 288명 규모의 응원단을 보냈다. 미모의 젊은 여성이 다수 포함된 이들은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순식간에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북한은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303명으로 구성된 응원단을 파견했으며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응원단 124명을 보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응원단 일원으로 인천을 다녀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들 응원단은 가는 곳마다 빼어난 외모와 독특한 율동을 선보이며 북한에 대한 일반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선수가 아니면서도 '스타'로 떠올라 대회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북한은 ‘미모’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응원단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응원단에는 밴드인 '취주악단'도 포함되는데 이들은 경기장에서는 힘찬 음악으로 응원 열기를 달구고 대회 기간 따로 공연을 열어 남한 대중을 만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정운영에서 여러 차례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데다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대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인천아시안게임에 파견되는 북한 응원단은 과거에는 없었던 면모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관계자는 “북한의 대규모 응원단이 참가하면 냉각된 남북분위기에 화해 무드의 물꼬를 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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