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5국
백 최철한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13 바둑이란 게 참 묘하다. 두 선수가 중반 무렵부터 중앙에서부터 하변과 우하귀를 거쳐 좌변으로 옮겨가며 계속 엄청나게 큰 패싸움을 벌여서 금방 바둑이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1, 3으로 패를 해소해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나니 뜻밖에 불과 한두 집을 다투는 매우 미세한 형세가 됐다.
이제부터 다시 끝내기 승부다. 최철한이 우변에 4로 붙인 다음 5 때 6으로 되젖힌 게 이런 형태서 흔히 쓰이는 공격 수법이다. 참고1도 1이면 2로 되단수 치겠다는 뜻이다. 한편 흑의 입장에서는 7로 이단 젖힌 게 도를 피하는 멋진 맥점이어서 8부터 13까지 타협이 이뤄졌다.
계속해서 14, 16 때 이세돌이 17로 흑 한 점을 잇고 버틴 게 마지막 승부수다. 참고2도 1로 삶을 서두르는 건 2로 막혀서 실리로 큰 손해인데다 다음에 백A 뒷맛까지 남아서 흑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이 놓이자 안에서 두 집을 만들 수 없으므로 21, 23(패 따냄)으로 우변에서 또 패싸움이 벌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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