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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설 없는 탄자니아 마을에 병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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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설 없는 탄자니아 마을에 병원 선물

입력
2014.08.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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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나우병원, 5년 노력 결실

인구 5만 아루샤에 지난달 개원

초음파 갖춘 이동 클리닉 계획, 현지 의대 설립 장기적 목표도

강형욱 서울나우병원 이사장이 탄자니아 의료봉사에 참여해 현지인의 증상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나우병원 제공
강형욱 서울나우병원 이사장이 탄자니아 의료봉사에 참여해 현지인의 증상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나우병원 제공

아프리카 대륙 동쪽 인도양에 면한 나라 탄자니아.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아라비카 로부스타 품종의 커피 주산지로 잘 알려졌다. 사파리 관광 등을 위해 해마다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곳은 말라리아, 에이즈 등이 들끓어 4세 이하 유아 사망률이 40%에 이르는 대표적인 의료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지난달 22일 탄자니아 북동부 아루샤 지역. 인구 5만의 소도시인 이곳에서 국내 의료진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병원 개원식이 열렸다. 병원 이름은 ‘파모자 헬스 클리닉(Pamoja Health Clinic)’. 아루샤 지역에 처음으로 병원이 들어선 것이었다. 병원 명에 붙은 파모자(pamoja)는 현지어로 ‘더불어’라는 뜻이다.

경기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서울나우병원이 해외 나눔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땅에 병원을 세우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현지인 보듬기에 발벗고 나서면서다. 국내 척추관절병원들이 너도나도 수익 제일주의를 외치며 환자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이 병원은 이번 탄자니아 클리닉 개설에 앞서 2011년 캄보디아 프놈펜에 헬스센터를 마련하고, 인도에 초등학교를 세웠다.

지난달 22일 탄자니아 파모자클리닉 개원식에 참석한 강형욱 서울나우병원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일행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나우병원 제공
지난달 22일 탄자니아 파모자클리닉 개원식에 참석한 강형욱 서울나우병원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일행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나우병원 제공

탄자니아에 클리닉을 개원까지 꼬박 5년의 기간이 걸렸다. 서울나우병원은 병원 건립을 위해 현지 비정부기구(NGO)로부터 유치원으로 쓰던 건물을 무상으로 대여 받은 뒤 지붕을 얹고, 내부를 뜯어 고치고, 엑스레이 등 장비를 한국에서 실어 날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병원 건립 비용을 보탰다. 현지인 치료와 의술 전수를 위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이 뒤따라 파견됐다.

왜 탄자니아일까. 파모자 헬스 클리닉이 자리한 아루샤 지역에는 의료시설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동아프리카가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에서 접근이 쉬운 요충지라는 점도 고려됐다. 파모자 헬스 클리닉 개설을 이끈 강형욱 서울나우병원 이사장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박애 정신에 바탕으로 한 보건 진료와 봉사활동을 통해 인류 사회에 이바지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강 이사장은 “앞으로도 의료시스템과 기술이 낙후된 나라를 찾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이를 봉사의 개념보다 의무이자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서울나우병원의 주체인 사단법인 NFC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파모자 헬스 클리닉은 서울나우병원의 의사 17명과 간호사 150명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며 “12년 전부터 탄자니아를 비롯한 해외 10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3~4회 의료봉사 경험을 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파모자 헬스 클리닉이 문 연다는 뉴스에 현지 언론은 “그 동안 적절한 치료시설이 없어 숱한 사람들이 죽었다”라면서 “주민들이 파모자 헬스 클리닉 개원을 통해 최초의 의료시설을 갖게 됐다”고 낭보를 전했다.

파모자 헬스 클리닉 클리닉 개원은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X선과 초음파 장비 등을 실은 이동 클리닉 운영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는 한편 의대 설립을 통해 현지인의 의료와 삶의 질을 크게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송강섭기자 ericsong@hk.co.kr

강형욱 박사(현 서울나우병원 이사장)
강형욱 박사(현 서울나우병원 이사장)

서울나우병원은?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미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교수를 거친 강형욱 박사(현 서울나우병원 이사장)가 의대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2002년 문 열었다. 한국형 무릎인공관절(b.r.q. knee)과 최소침습술(MIS) 수술기구 등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인공관절은 한국인 무릎 뼈의 해부학적 특성에 맞게 무릎 뼈 전면의 크기를 줄이고 후면을 넓히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인공관절의 사이즈가 맞지 않아 나타날 수 있는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나 주변 조직손상의 우려를 최소화한다. TIN(질화티타늄)으로 특수코팅 처리돼 금속 알레르기 우려를 씻어준다. 한국형 인공관절을 이용한 수술이 3,000례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의 의료기관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이 병원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가 수술받는 모습을 태블릿PC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환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수술 장면을 보면서 사후 조치 등 각종 조언과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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