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믿보동] 뉴욕 지하철에서 만나는 거리의 예술가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믿보동] 뉴욕 지하철에서 만나는 거리의 예술가들

입력
2014.08.15 16:50
0 0

[믿고 보는 동영상]

캐나다 출신 팝 가수 마이클 부블레가 뉴욕 지하철에서 즉흥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쳐
캐나다 출신 팝 가수 마이클 부블레가 뉴욕 지하철에서 즉흥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쳐

뉴욕을 여행해본 이라면 지하철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뉴욕 지하철은 1904년에 개통됐다. 현재 24개 노선에 하루 평균 8000편의 전동차를 운행한다. 개통 100년이 넘은 뉴욕 지하철은 긴 역사만큼 문제도 스토리도 많다. 1970년대 만해도 뉴욕 지하철은 온갖 범죄의 온상이었다. 100년이 넘은 역 안에 거대한 쥐 서식지가 있어 쥐가 들끓는 지하철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의 예술인들에겐 지하철이 자유로운 ‘예술의 장’으로 여겨진다. 수많은 유동인구를 관객 삼아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뉴욕 지하철에서 활동하는 ‘지하철 예술가’들의 영상을 소개한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항상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우리나라 지하철 풍경과는 사뭇 다른 신선한 모습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 깜짝 공연

영상은 평소 일상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미국 뉴욕의 지하철 풍경으로 시작된다. 누군가는 책을 읽고 있고, 또 누군가는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여성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사람들은 놀라서 바라보지만 그녀는 엘튼 존의 히트곡이자 ‘라이온 킹’ OST인 ‘Circle Of Life’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그러자 평범한 옷을 입고 일반인 행세를 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이 다 같이 입을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무반주 상황에서도 뮤지컬 배우들답게 완벽한 화음을 자랑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지하철에 탄 시민들은 매우 즐거워한다.

☞관련 영상

지난 4월 배우들이 비행기 내에서 벌인 깜짝 공연

작은 공연장으로 변한 지하철

캐나다 출신 팝 가수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ble)은 맨해튼 67번가 역 승차 플랫폼 앞에서 작은 공연을 했다. 영상은 네츄럴리 세븐(Naturally 7)이라는 7인조 아카펠라 그룹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마이클 부블레는 자신의 새 앨범 ‘To be loved’를 홍보하기 위해 예고 없이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고 한다. 콘택트 뮤직 등 외신은 “뉴욕 지하철에서 공연하는 것은 매년 이루어지는 문화이고 음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법”이라며 부블레의 소감을 전했다. 많은 승객들은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 팝스타를 만나는 행운을 경험했다.

열차 안의 브레이크 댄스

열차 안에서 브레이크 댄스 대결이 펼쳐진다. 실제로 뉴욕 외곽 지역 지하철을 타면 위 영상과 같이 댄스 그룹의 열차 내 무차별(?) 공연을 한 번 쯤 보게 된다. 좁은 공간에서 승객들과 본인들의 안전과 소음 문제가 있지만 이 역시 하나의 지하철 공연 문화로 볼 수 있다. 열차를 돌며 공연하는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인데 공연 후 승객들에게 자율적으로 받는 기부금을 모아 예술 활동을 이어나간다고 한다. 이들의 봉을 잡고 열차의 천장에 매달리는 묘기는 꽤 봐줄만 하다. 영상을 통해 뉴욕 지하철 분위기를 한 번 느껴보자.

열차 안의 색소폰 대결

영상은 열차 안의 한 남자가 섹소폰을 연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몇 승객들이 춤을 추고 장단을 맞추며 즐긴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승객들은 큰 호응이 없다. 그러던 중 반전이 일어난다. 연주자의 곡이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으로 바뀌자 섹소폰을 든 다른 남자가 다가오기 시작한다(1분17초). 한 열차 안에 두 섹소폰 연주자가 조우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두 연주자는 그 자리에서 즉흥 연주 배틀을 시작한다. 열차 안 모든 관객들이 손뼉을 치고 즐긴다. 두 남자의 흡입력 있는 연주는 열차 안 승객들을 자신의 관객으로 만든다(3분30초). 영상의 화질은 별로 좋지 않지만 음질 만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한국의 지하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거리의 비보잉

타임스퀘어(Time Square)가 있는 42번가 지하철 역내에서 한 브레이크 댄스 그룹이 퍼포먼스를 펼친다. 경찰이 와서 잠시 공연이 중단되지만(0분10초) 관객들의 성화에 못 이겨 쇼는 다시 시작된다. 한 무리로 구성된 이들은 각자 돌아가며 솔로로 댄스를 보여준다. 특히, 3분 27초부터 멤버들이 돌아가며 덤블링을 하는 장면은 이 영상의 백미다. 우리에게 비보잉(B-Boying)이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브레이크 댄스는 1970년대 뉴욕에서 최초로 발생한 춤 장르이다. 이들은 지하철 역 내에서 공연을 하며 관객들에게 얻은 기부금을 모아 대회에 참가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으로 뉴욕의 ‘지하철 예술가’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뉴욕 경찰은 지하철에서 공연을 펼치는 예술가들을 경범죄로 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체포자들은 점점 늘고 있는 실상이다. 뉴욕 경찰은 “지하철에서 진행되는 공연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과 안전 문제들은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경대응 입장을 설명했다.

김상우 인턴기자(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4)

*[믿고 보는 동영상]은 한국일보닷컴(hankookilbo.com) '이슈/기획-믿고 보는 동영상' 코너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제보를 기다립니다. new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