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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차량은 국산 소형차 '쏘울'

입력
2014.08.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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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평소 청빈한 생활 강조 '쏘울' 타고 환영의식 뒤 숙소로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 교차로에서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으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 교차로에서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으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4일 방한한 교황의 이동 차량으로 국산 소형 박스카 ‘쏘울’이 낙점됐다.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영 의식에 참석한 뒤 감색 쏘울에 탑승해 숙소인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으로 향했다. 교황을 태운 차량은 배기량 1,600㏄급인 기아자동차 '쏘울 1.6'으로 색상은 '뉴포트 블루'다. 교황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서울과 대전ㆍ충청 지역을 오가는 등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헬기를 타지만 나머지 일정은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한다.

쏘울은 평소 청빈한 생활을 강조하는 교황이 방한을 앞두고 방탄 차 대신 작은 크기의 한국 차를 타고 싶다는 뜻을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전달하면서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티칸에서 일상 생활을 할 때는 기사가 딸린 교황 전용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대신 포드사의 준중형차인 포커스를 직접 운전한다. 교황은 “사제와 수녀들이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는 당시 현지에서 생산된 이탈리아 회사 피아트의 1,600㏄ 소형차 '아이디어'를 탔다.

교황이 방한 첫날 쏘울을 타고 창 밖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TV 화면과 사진을 통해 전세계로 타전돼 기아차가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는 박스카가 생소한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는 교황 방문을 홍보에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관련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량의 색상은 교황청 쪽에서 결정해서 알려준 것”이라며 “뉴포트 블루는 햇빛을 받으면 짙은 검은색으로도 보이기 때문에 (점잖은 이미지를 줄 수 있어) 선택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가장 많이 팔리는 쏘울의 색상은 순백색, 은색, 빨간색이다. 이 관계자는 “차량은 (대여가 아니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교황 방한 이후 어떻게 활용될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방한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승용차 '쏘울'이 14일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위해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방한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승용차 '쏘울'이 14일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위해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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