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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쿠릴열도 군사훈련에 日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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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쿠릴열도 군사훈련에 日 발끈

입력
2014.08.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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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소치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흑해함대 순양함을 둘러보고 있다. 소치=이타르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소치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흑해함대 순양함을 둘러보고 있다. 소치=이타르타스 연합뉴스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반환을 위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대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던 일본이 결국 발끈했다. 러시아가 12일 쿠릴열도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치자 일본은 명백한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은 “올 가을 예정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1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1,000여명의 병력 이외에 공격용 대형 헬리콥터 밀(Mi)-8 5대, 군용차량 100여대, 최신 러시아제 무인항공기 등이 참가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중에는 낙하산 강하 등 상륙훈련도 포함돼있다. 러시아가 쿠릴열도에서 군사훈련을 갖는 것은 2010년 7월 이후 두 번째다.

일본은 이 훈련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일본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외무성은 지난 달 일본의 제재조치 발표에 “양국관계의 모든 측면에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러일 외무차관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일본은 그동안 쿠릴열도 반환문제로 대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으로 나섰음에도 러시아가 이 일대에서 대대적 군사훈련을 벌인 것이 못내 불쾌하다. 고향인 야마구치현에서 휴가를 즐기던 아베 신조 총리는 13일 러시아의 군사훈련에 대해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외무성이 러시아에 엄중 항의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무토 아키 유럽국 참사관은 이날 러시아 대사관 간부를 불러 “북방영토의 군사훈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러시아 외무성은 바로 성명을 통해 “러시아 영내 훈련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일본의 항의를 "거절한다"고 밝혔다.

쿠릴열도 문제로 러일 양국의 외교가 삐걱대면서 올 가을 예정된 푸틴 대통령의 방일이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를 토대로 북방영토 문제를 진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면서도 “일본의 대러 제재를 불충분하게 생각하는 미국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아베 총리의 독다적인 외교가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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